<검찰 브리핑④>"노, 재소환 계획 없다"

입력 2009.05.01 03:55  수정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검찰 브리핑④>“최종적으로 다음 주 중반쯤 결론 날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이 10시간이 넘는 검찰조사를 마치고 1일 새벽 2시 9분경 귀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청사에 들어설 때보다 한결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소회를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선을 다했다”는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느냐” “혐의를 아직도 부인하나” “대질 심문을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질문은 이어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대답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사진촬영에 응하면서 잠시 미소를 지어 보였고 버스에 오르면서도 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전과는 달리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밝은 얼굴로 청와대 의전 버스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을 향해 오른손을 들고 인사하기도 했다. 버스는 노 전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승차하자 곧바로 봉하마을로 출발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마친 시간은 30일 밤 11시 20분이었다. 밤 12시 20분경부터 아래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은 몇 번씩이나 검찰측에 “언제 오시느냐”고 물었고, “20분 뒤쯤”이라는 답변이 서너 차례이상 오간 다음에야 노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변호인인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 등과 함께 2시간 이상 검찰 조서를 꼼꼼히 살피며 마지막까지 답변에 신중을 기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성실하게 조사에 응했다. 다만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은 대신 대체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며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 ”맞다“ 등 단답형 답변을 이어갔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담당 검사와 언쟁을 하는 대신 제시된 증거와 자료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신중히 답변했다.

그러나 자신의 법적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특유의 달변가 기질을 발휘했다. 검찰은 “자세히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를 마친 이후에도 조서 내용을 미세하게 살폈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불분명한 부분들을 수정했다. 검찰측은 “맥락이 바뀔 정도의 수정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신중한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대통령의 직무와 박 회장 자금의 연관성, 100만달러, 500만달러, 12억 5000만원 등으로 나눠 관련 의혹들을 집중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07년 6월29일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에 전달한 100만 달러와 2008년 2월22일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 등 총 600만 달러를 수수한 ‘포괄적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는 대검청사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우병우 중수1 과장과 함께 김형욱·이주형·이선봉 검사가 번갈아 배석해 이뤄졌다.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기획관은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전체 상황을 조율했다.

검찰측이 이날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사전에 받은 서면 진술서와 거의 일치하는 답변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100만 달러는 권 여사가 빚 갚는데 사용했고, 500만 달러는 정상적인 투자금으로 퇴임 이후에 알게 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100만 달러 중 일부가 아들 건호씨의 유학 자금 등으로 쓰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00만달러 사용처를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600만 달러 의혹을 밝히려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이 너무 늦다”고 거부해 불발됐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은 특별조사실에서 박 회장과 짧은 면담을 가졌다. ‘20년’ 인연이 악연으로 변한 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서 “고생 많죠. 자유로워지면 만납시다. 대질은 내가 안 한다고 했어요”라고 말하자 박 회장은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했다.

대검찰청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대체로 완료됐다”면서 “많이 미흡하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오늘 조사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1일 오후 중으로 조사 내용을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현재로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소환 계획이 없다”면서 “미세한 부분은 오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보강수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다음 주 중반쯤 결론 날 것"이라며 ”(임채진) 총장이 검찰 내부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범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을 소명할 자료가 충분하고 필요한 조사는 이뤄졌다고 밝히면서 권양숙 여사 재소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는 없지만, 재소환하더라도 비공개로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