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확인하고 즉시 대처해야"…전문가가 말하는 소아 응급 대비책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 명절, 즐거운 귀성길도 잠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안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아이가 갑자기 아플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연휴 기간 우리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응급 대처법을 꼼꼼히 알아두자.
발열·복통·호흡곤란…소아 응급실 주요 원인
영유아가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발열이다. 이어 복통, 구토 등 소화기 문제와 기침, 호흡 곤란 같은 호흡기 증상이 뒤를 잇는다. 낙상이나 교통사고 등 안전 사고도 빈번하다.
발열은 체내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했다는 신호다. 발열은 직장 체온 기준으로 38℃ 이상일 때를 말하지만 가정에서는 보통 고막 체온계를 사용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체온계 탐침을 귓구멍 깊숙이 넣어 고막과 마주 보게 해야 한다.
특히 ▲3개월 미만 영아의 38℃ 이상 발열 ▲아이가 축 늘어지고 활기가 없는 경우 ▲열이 4~5일 이상 지속될 때 ▲열과 함께 경련이 15분 이상 지속될 때는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발열 외에도 ▲아이가 쌕쌕거리며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얼굴, 입술이 파랗게 변할 때(청색증) ▲잠에서 깰 정도의 심한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할 때 ▲계속 처지거나 의식이 저하될 때 ▲반복적으로 경련 발작을 보일 때 역시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탈수와 질식, 명절에 특히 주의해야 할 응급상황
명절에는 장거리 이동과 환경 변화로 아이들이 쉽게 탈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잘 먹지 못하고 소변량이 줄며, 입이나 혀가 마르고 피부가 창백해진다면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물이나 경구용 수액을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하고, 식사를 못 하면 주스나 이온 음료로 저혈당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식 사고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은 반드시 잘게 잘라 천천히 먹도록 하고, 아이가 뛰어다니거나 웃으면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만약 이물질이 목에 걸렸다면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생사를 가른다. 1세 미만 영아는 아이의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팔에 엎드린 뒤, 손바닥으로 어깨뼈 사이 등을 5회 두드리고, 아이를 돌려 눕혀 가슴 중앙을 두 손가락으로 5회 압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1세 이상 소아에게는 복부 밀어 올리기(하임리히법)를 시행한다. 아이 뒤에 서서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손으로 감싼 뒤, 배꼽과 명치 사이에 대고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린다. 이물질이 눈에 보일 때만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보이지 않는다면 억지로 손을 넣어 빼려 하지 말고 신속히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전 준비와 침착한 대응이 아이 건강 지킨다”
이 외에도 성묘 시 벌레 물림, 야외 활동 중 열사병, 낙상 사고 등 명절 연휴에는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벌레에 물린 후 아이가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낙상 후 의식 저하, 심한 두통, 구토 증세를 보이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응급실 방문 후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처방받은 약을 정확히 복용시키고, 아이의 상태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다시 심하게 처지거나 경련, 반복적인 구토, 호흡 곤란 등 이상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한다.
배우리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 교수는 “연휴 시작 전, 방문할 지역의 응급실이나 당직 의료기관 연락처와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만으로도 위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을 믿고, 약 복용법과 위험 징후를 잘 숙지하는 것이 아이의 빠른 회복을 돕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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