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이메일 해킹해 사기계좌 송금 유도”... 금감원, 이메일 해킹 무역사기 주의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5.09.29 06:00  수정 2025.09.29 06:00

최근 5년간 피해 1330억… 95%가 이메일 해킹 수법

포르투갈·UAE 계좌 악용 급증… 수취인·계좌 국적 불일치 빈번

금감원 “송금 전 직접 확인·신고 즉시 지급정지 요청해야”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무역회사의 외환 사기 거래 피해 건수는 총 1,591건으로 피해 금액은 1330억원 상당에 달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수입업체 A사는 스페인 소재 수출업체와 6년간 거래해 왔다. 사기집단은 A사와 스페인 업체간 이메일을 해킹해 A사에게 은행 계좌가 포르투갈 은행으로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보내 변경된 계좌번호로 물품 대금을 편취하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피해 금액은 16만3000달러, 한화로 2억 2980만원에 달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국내 무역회사의 외환 사기 거래 피해 건수는 총 1,591건으로 피해 금액은 1330억원(9600만달러) 상당에 달했다.


사기피해 건수는 2022년~2023년 중에는 감소했으나 202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사기 피해 금액도 2024년 들어 전년대비 4%p 증가했고, 평균 피해 금액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주요 사기 유형을 살펴보면, 이메일 해킹 무역사기가 1,518건(95.4%), 약 9100만달러(94.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타 수수료 편취 사기는 73건(4.6%), 약 500만달러(5.5%) 규모로 발생했다.

무역사기거래 피해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사기 피해 금액은 미국, 영국, 중국, 홍콩 등 상위 4개국에 대한 피해 규모가 약 60%를 차지하는 가운데,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포르투갈의 비중이 21년~22년 중 2.7%에서 23년~올해 상반기까지 11.9%로 급증했다.


피해금액 중 수취인의 국적과 수취계좌(은행) 국적이 불일치하는 비중은 24%다. 특히 수취인은 다른 국가나 수취계좌로 아랍에리리트, 포르투갈 계좌가 이용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은 외환 무역사기는 국경간 거래 특성상 해외송금 후 피해금액 회수가 어려워 해외 무역 송금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소재 거래처와 이메일, 인보이스 등으로 무역거래를 하는 경우, 무역 대금 등 결제계좌가 기존 거래계좌와 동일한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상이한 경우 해외거래처 등에 ‘직접 연락’해 결제계좌를 재확인한 후 송금하라고 조언했다.


또 해외 수출·수입업자, 정부기관 또는 대행기관 등에서 국제무역 관련 알선, 중계 및 제안을 받은 경우 상대방인 거래 입찰, 계약 체결 등에 필요한 ▲입찰 등록비 ▲인증비 ▲운반비 등 수수료를 요구할 경우 정당한 업체·기관 담당자인지 반드시 확인 후 송금해야 한다.


만약 외환 무역사기거래를 당한 사실을 인지한 경우, 인지한 즉시 거래은행에 지급정지 조치 등을 요청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무역투자24), 경찰청 신고 등을 통해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무역사기와 관련해 유관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무역사기 발생 시 대응요령을 안내했다.


코트라는 무역사기 사례 등에 대해 발생국가, 발생시기, 피해금액, 세부경과 등을 웹사이트에 누적해 게시하고 있다. 또 무역사기 유형, 국가별 사기수법, 대응요령 등을 수록학 ‘2025년 무역사기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기업 스스로 거래 기초정보(거래상대방 소재국, 업종, 물품 등) 및 질의 답변을 입력 시, AI를 활용한 사기거래 의심 유형, 위험도 등 사기거래 여부 자가진단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들과 회의를 통해 최근 사기 발생 현황 등을 공유하고 각 행의 예방대책을 취합해 4분기 중 공통 적용하기로 협의했다”며 “앞으로도 무역사기 피해 근절 방안을 은행권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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