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를 뉴노멀로"…李대통령, 유엔 안보리서 'AI' 주도권 잡는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09.25 00:00  수정 2025.09.25 00:17

한국 대통령으로서 첫 안보리 주재

'AI의 책임 있는 이용 촉진' 설명할 듯

APEC에서 'AI 이니셔티브' 공개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유엔 의사봉'을 직접 두드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으로서 공개 토의를 주재하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자는 메시지를 낼 예정인데, 그동안 핵심 과제로 내세운 'AI 3대 강국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이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다. 한국은 9월에 안보리 의장국을 맡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이날 의장석에 앉아 이번 회의를 주도한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을 포함한 약 80개 국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주재 안보리 정상급회의에 참석한 바 있지만, 한국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는 한국어로 진행되며, 이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위한 의사봉을 3번 두드리면 본격적인 토의가 진행된다. 관례에 따라 이사국은 첫 번째 발언 기회를 얻는다. 이 대통령은 AI 안보와 관련된 정부 입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AI에 대해 "국력이자 경제력이고 곧 안보 역량"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AI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까지 맡은 배경엔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새로운 먹거리라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우리 정부가 말하는 'AI 3대 강국' 비전은 단지 희망 섞인 구호만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생존 전략"이라며 "대한민국을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이끄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4대 원칙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AI △민간 주도와 정부 뒷받침의 '원팀 전략' △사회 전반 시스템 AI 친화적 정비 △AI의 지역 발전 연결 등을 제시했다.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여기에 더해 'AI의 책임 있는 이용 촉진'을 과제로 설정했다. 이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 기술에 대한 논의를 선도하는 모습을 국제 사회에 각인시켜 AI 3대 강국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조연설에서 "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한다"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이 대통령의 AI 구상이 담긴 집약체로 평가된다. 다음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세계 관심을 모으는 동시에 한국이 AI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해 각국이 공유할 미래 비전은 AI가 인류의 공영에 기여하는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AI가 모두를 위한 혁신의 도구가 되도록 한국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AI 구상'은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이 대통령은 AI가 전 세계적 관심사인 '기후 위기'를 해결할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이미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 필요성을 주장했고, 여기에 발맞춰 이번 방미 일정 중에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 겸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한국의 '아시아태평양 AI 수도'를 실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뉴욕 현지 브리핑을 통해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의 평화적이고 책임 있는 이용 논의를 선도하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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