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촛불 보도, 정부 68-시위대 293"

입력 2009.04.28 21: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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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언론시민연대 주최 ‘진실규명과 방송인의 사명’ 토론

“법치주의 말하며 스스로 부정…압수수색 떳떳이 응해야”

29일은 MBC PD수첩의 광우병편이 방영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광화문 네거리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로 뒤덮었던 1년이 지난 지금도 PD수첩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PD수첩의 해당 방송분의 오역, 왜곡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2차례나 MBC 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MBC 노조원들의 강력한 저지로 무산됐다.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촛불집회 1주년을 앞두고 PD수첩을 ‘양심적 언론’ ‘언론 자유 수호’의 상징으로 표현하며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PD수첩측에서도 ‘한·미 쇠고기 협상, 그후 1년’편을 통해 “한·미 협상에서 우선시한 것은 국민의 건강권보다 정치·경제적 논리”라는 종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공정언론시민연대는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진실규명과 방송인의 사명’ 토론회를 개최하고 “MBC와 PD수첩은 편파, 왜곡방송에 대한 책임이나 공정 보도에 대한 사명감을 보여주지 않은 채 법적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인하대 이재교 교수는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MBC 노조원들의 반발로 2차례나 무산된 것을 들면서 “영장주의나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데 이는 자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고소로 형사소송 절차가 시작된 만큼, 원칙적으로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며 “언론탄압이라는 비난이 두려워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치검찰이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PD수첩 광우병편이 오역 또는 왜곡됐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압수 수색이 필요하고, 압수 수색이 수사상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영장을 발부한 중앙지법의 법관뿐”이라며 “MBC 노조원들의 영장집행저지를 적극 옹호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고, MBC노조와 언론노조의 압수수색영장집행 저지는 자의적인 저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설령 법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잘못’ 발부했더라도 나중에 손해배상책임이나 법관에 대한 형사책임 또는 탄핵 등 절차를 거쳐야지, 압수 수색 대상자의 판단에 의해 영장집행이 거부되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압수 수색영장이 집행되지 않는다면 법은 ‘흰 종이 위의 검은 점’에 불과하다. 언론의 자유를 말하면서 이를 보장해 주는 헌법과 법률을 부인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특히 “검찰과 PD수첩 제작진의 주장이 엇갈려 방송 내용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언론의 자유 뒤에 숨어 적법한 수사절차를 방해하는 것은 당당한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수사와 재판과정이라는 대심(對審)구조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며 “어느 한쪽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면, 그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상대방이 그 은폐 기도를 무산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PD수첩 제작진의 주장처럼) ‘진실’이 명확히 드러날 수 있지 않느냐”고 수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공정언론시민연대 최홍재 사무총장은 “MBC는 현재도 정치적 편향성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광우병 관련 보도의 경우, 1987년 6월 항쟁 당시보다 더 편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최 사무총장은 “지난해 MBC는 ‘Again 6월 항쟁’ 등으로 표현하며 87년 민주화운동과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비교했다”고 전제한뒤 “둘 다 편파적이었지만 6월항쟁 때는 정부를 편들었다가 지난해에는 시위대 편을 들었다는 점이 달랐다”고 말했다.

MBC ‘뉴스데스크’가 ‘6·10항쟁이 21년 만에 그대로 재현됐다’고 보도하며 자사의 ‘공정 보도’를 강조했으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정치적 편파성이 두드러진다’는 게 최 사무총장의 주장이다.

그는 “1987년 박종철 치사사건과 6월 민주화운동 관련 기사 149건 중 제목이 정부 여당에 유리한 것은 44건(29.5%), 야당과 민주화운동 측에 유리한 것은 20건(13.4%), 중립적인 것은 85건(57.1%)였다”며 “그러나 지난해 총 431건 중 정부측 입장은 68건(15.8%), 시위측에 유리한 것은 293건(68%), 중립은 70건(16.2%)으로 촛불시위대 등 특정 세력에 편향적인 제목이 중립적인 제목의 4배 이상이었다. 87년보다도 중립적 제목이 줄어든 것을 통해 정치적으로 ‘쏠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87년 보도는 정부 여당에 유리한 인터뷰는 48명인 반면 야당 측은 6명에 불과했고, 모두 독립적으로 사용됐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보도는 정부 여당측 육성인용은 221명인데 비해 시위대는 545명으로 압도적이었을 뿐 아니라 정부 여당의 육성 인용조차 ‘반대’ 혹은 ‘반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지난해 보도는 87년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편파성이 강해졌다. 그로 인해 경찰의 공권력을 폭력으로 설정하여 부각하거나 기자들 스스로가 편파의 주역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공정방송을 위해 정부의 확고한 의지, 방송인 스스로의 자각, 새로운 법적 제도 마련, 방송의 다양화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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