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9승’ 이민지 품에서 왈칵 눈물 쏟은 이다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9.21 18:23  수정 2025.09.21 18:24

이다연 우승. ⓒ KLPGA

'작은 거인' 이다연이 2년 만에 자신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승수를 9승으로 늘렸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파72)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뒤 곧바로 펼쳐진 세계랭킹 4위 이민지(호주)와의 연장전서 승리해 우승 상금은 2억 7000만원을 챙겼다.


2016년 데뷔해 이듬해부터 5년 연속 승수를 추가했던 이다연은 2022년 큰 부상을 겪으며 시련을 맞았다. 이후 2023년 2승을 따내며 화려하게 복귀한 이다연은 그해 9월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통산 9승은 2년 전 우승과 판박이였다. 당시 이다연은 이민지와 연장전을 치렀고 최종 우승자로 등극한 바 있다.


1차 연장서 나란히 파를 기록한 두 선수는 다시 18번홀(파4)에서 2차 연장 승부를 펼쳤고 세컨드 샷에서 희비가 갈렸다. 그린에 정확히 떨군 이다연과 달리 이민지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주변 러프에 빠지면서 상황이 어렵게 된 것.


하지만 이민지가 환상적인 어프로치로 공을 컵 주변에 갖다놓은 사이, 이다연의 버디 퍼트가 홀을 맞고 들어갔다 나와 갤러리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이다연은 다시 파 퍼트를 완성했고, 곧바로 이어진 이민지의 퍼트가 실패하면서 경기도 그대로 종료됐다.


이다연 우승. ⓒ KLPGA

경기 후 이다연은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늘 성적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좋은 흐름을 기대했다. 연장 첫 홀 티샷을 하면서도 ‘이 순간 내가 여기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연장까지 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우승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마음으로 임했는데 우승까지 이어저 꿈만 같고 감사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이다연은 통산 9승 중 3승을 이 곳에서 이뤄냈다. 2019년 ‘한국 여자 오픈’과 2023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바로 그 대화다.


최종 라운드서 붉은색 계열 옷을 입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다연은 “챔피언조에 들어갈 때 붉은색 계열 옷을 입으려 한다. 그걸 깨보려고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때 파란색 옷을 입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며 “오늘은 꼭 ‘뭔가 해야 해’라고 해서 입은 건 아니고, 스스로 좋은 다짐을 가지고 들어가자는 마음으로 붉은색을 선택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옷부터 연장전까지 너무 2023년도랑 정말 비슷한 느낌으로 흘러간 것 같아서 신기하다”라고 방긋 웃었다.


이다연은 정규 라운드에서 17번홀 버디를 낚으며 이민지와 다시 공동 선두가 됐고 이를 바탕으로 연장 승부를 치를 수 있었다. 그는 “이민지의 18번 홀 버디를 몰랐다. 17번 홀이 2라운드 때와 비슷한 핀 위치였고, 퍼트 라인도 비슷했다. 2라운드 때의 경험을 믿고 자신 있게 퍼트했는데 버디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다연은 우승 확정 후 이민지와 포옹하며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2023년 우승 당시 울었는데 이번에는 울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언니가 ‘울어도 돼’라고 해주었다. 평소 존경하고 닮고 싶은 언니와 연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이다연의 목표는 ‘도전’이다. 그는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다. 다음 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잘 준비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다연 우승.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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