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G20 이후 6년여 만의 만남…트럼프 "내년 초 중국 방문"
시진핑 "긍정적·건설적 대화였다... 美, 일방적 무역제한 피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은 2019년 이후 6년여 만이다. 특히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어온 미·중 정상이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첫 대면을 예고하면서 APEC 정상회의가 글로벌 안보와 무역 향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외교적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부터(현지시간) 시 주석과 3시간에 걸친 전화통화를 끝낸 뒤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며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며, 시 주석 또한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경주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6월 이후 6년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방한 직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났는데, 두 정상이 대면하는 것은 마지막이었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무려 11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올해 6월 이후 3개월 만에 진행된 이날 통화에서 무역 문제와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매각 승인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합성마약 펜타닐,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의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매우 중요한 여러 현안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틱톡 (매각) 승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는 매우 좋았다“며 ”우리는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틱톡 금지법은 지난해 미 의회에서 통과돼 지난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의 시행을 두 차례나 유예하면서 틱톡은 미·중 협상의 핵심 요소가 됐다.
이 법은 틱톡 모기업인 중국의 즈제탸오둥(Bytedance)가 미국 내 사업권의 80%를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100%가 넘는 ‘관세폭탄’을 매기기로 했다가 다시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한동안 미·중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면서 틱톡 매각 논의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지난 15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틱톡 매각에 대한 기본 합의가 이뤄졌다. 양측 모두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틱톡 미국 내 사업권을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이후 ”통화는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며 ”틱톡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며, 기업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기업이 시장 규칙에 부합하는 기초 위에 상업적 협상을 잘 하고, 중국 법률과 규칙에 부합하고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해결 방안에 이르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미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양측은 공동 번영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전쟁’과 관련해선 ”일방적인 무역 제한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 정부는 균형 잡힌 해결책을 원하고 미국이 개방적이고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은 무역협상 진전과 틱톡 문제 합의를 확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과는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두 정상의 APEC 만남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 주석의 방미 계획 등은 별도로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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