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현·설경구 '굿뉴스', 항공기 공중 납치 실화를 날카로운 풍자극으로 [30th BIFF]

데일리안(부산)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9.19 11:05  수정 2025.09.19 11:06

변성현 감독이 '요도호 사건' 실화를 상상력으로 확장해 웰메이드 블랙코미디 '굿뉴스'를 완성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는 변성현 감독, 배우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 박가언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굿뉴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변성현 감독은 "사실 영화제 섹션들을 잘 모른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세션에 초청됐다는 이야길 듣고 '그렇구나' 정도로 여겼는데 같이 초청된 작품을 보니 여기 끼면 안될 것 같았다. 송구스럽고 자랑스러웠다"라고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소감을 전했다.


'굿뉴스'는 1970년 일본항공 351편을 납치해 북한에 망명한 일본 항공기 공중 납치 사건, 일명 '요도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변 감독은 '굿뉴스'를 연출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실화라는 건 뉴스라는 게 결과값이지 않나. 결과값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정을 창작하는데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건을 접했을 때 상황 자체가 코미디 같았다. 다만 이야기를 만들 때 재미 뿐만 아니라 날카로움도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 벌어진 사건이지만, 이 사건으을 현 시대에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소재로 삼게 됐다"라고 밝혔다.


설경구는 극중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아무개 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극 중 정보기관 내지는 장관들이 많이 나오는데 제가 맡은 아무개란 캐릭터는 감독님이 창조해서 던져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 대본을 읽고 첫 질문이 아무리 읽어도 다른 배역과 섞이지 않았다. 감독님께 섞여야 하냐 물으니 섞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라며 "카메라 렌즈를 보면서 연극적인 부분도 존재하는 역할이라 오히려 감독님이 과장되게 연기를 해달라고 했었다"라고 배역 아무개를 만들어낸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전체를 지휘하는 느낌으로 짧게 나오는 배우들도 정확하게 계산해서, 섣불리 내 의도대로 연기할 수 없었다. 꾸준한 대화를 통해 만들어 나갔다"라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과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네 번째 작업이다. 그는 "네 번째 작업이라 고민스러웠다. 변성현 감독의 영화를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 때부터 했는데 당시 저를 빳빳하게 피겠다고 했고, 이번엔 구겨버리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나를 변화시키려 애써줘 감사하다"라고 변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에 변 감독은 "제가 설경구 선배님을 배우로서, 선배로서 참 좋아한다"라고 화답했다.


엘리트 공군 서고명 역을 맡은 홍경은 "서고명은 실존했고, 그 상황에 놓여있던 중대한 인물이었지만, 인트로에서 나온듯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하되 많은 부분들이 감독님의 상상력으 풀어낸 픽션이었다. 그래서 연기에 자유도가 있었다. 감독님이 써놓은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명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볼까 노력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홍경은 일본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외국어 연기에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변 감독은 "홍경은 제안을 받고 상대 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느끼고 싶다면서 일본어를 처음부터 시작했다. 그 열정에 놀랐다"라고 전했다.


홍경은 "충분한 시간을 주셨는데 그 시간에 비례하지 못한 것 같다. 칭찬이 낯간지럽다"라고 겸손을 보였다.


야마다 타카유키는 운수정무차관 신이치 역을 맡았다. 그는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조사하고 현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해 본 결과 사실적인 모습에 다가가기 보단, 감독님께서 창작한 캐릭터에 집중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한국과 처음으로 협업한 야마다 타카유키는 "사실 이 사건을 잘 몰랐다. 이런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품이 참가할 수 있어 기뻤다"라며 "앞으로도 여러 나라와 공동으로 작업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굿뉴스'는 10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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