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삼중고…폐업률 상승세
한식뷔페 몰락 속 애슐리 지속 성장
가성비·신메뉴 전략으로 젊은층 공략
멤버십 혜택 강화로 충성 고객 확보
2025년 외식업계는 고환율과 기후위기, 인건비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흔들리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영상 압박에 직면했지만, 한편에서는 가격 전략과 콘셉트 차별화로 오히려 소비자 발길을 끄는 곳도 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 퀸즈’ 뷔페의 흥행이 대표적이다.
이는 외식업 전반의 침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2010년대 초반 등장해 외식업계 새 패러다임을 썼던 한식뷔페가 외식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춘 가운데, 꿋꿋하게 살아남은 애슐리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화려한 부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일반음식점과 뷔페식 일반음식점을 포함한 외식업체 폐업률은 2023년 1분기 2.68%에서 2025년 1분기 2.85%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휴게음식점 폐업률도 15%를 웃돌며 외식업 전반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식자재와 인건비 상승은 물론 여러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큰 매장의 임대료까지 감당해야 할 고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뷔페 이용료를 큰 폭으로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만나 일제히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한식뷔페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외식 트렌드의 변화, 파인 다이닝의 등장 등이 성장을 서서히 멈추기게 하는 ‘독’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2016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신규 출점 제한과 경쟁 과열까지 맞물리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 트렌드가 변하면서 유사 브랜드가 급증한 것이 한식뷔페 타격으로 작용했다”며 “고객들은 흔해진 매장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동시에 SNS가 활성화 되면서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유행을 하면서 산업 자체가 정체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랜드가 고물가 시대 속 패밀리 레스토랑을 고집한 이유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식과 양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넘어 파인 다이닝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과 같이 좋은 음식에 대한 욕구가 세대를 막론하고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이에 이랜드는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저렴하게 식자재를 공급받고 원재료 값을 낮추는데 힘쓰고 있다. 제철 과일을 포함한 주요 식자재들을 신선하고 저렴하게 수급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진행한 딸기 축제 시즌에는 이랜드팜앤푸드와 4개월 전부터 긴밀하게 협업해 논산 설향 딸기 160톤을 사전 준비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딸기 메뉴를 한 달 반 가량 전국 매장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
대형 매장 운영의 핵심이 되는 인건비를 절약하고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결제와 청소 등 단순한 업무를 키오스크, 로봇 도입을 통해 해결하고, 직원들은 더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가치를 주는 메뉴 제조와 서비스 응대에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인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여기에 2021년부터 전 매장을 ‘애슐리퀸즈’로 통합하면서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그릴류, 스시, 디저트 메뉴를 강화하는 등 메뉴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애슐리의 경우 메뉴 수만 200여개에 달할 정도로 가성비 높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통한다.
특히 주기가 짧은 신메뉴 시즌 개편으로 새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문할 때 마다 새로운 경험과 미식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올해만 해도 2월 딸기, 4월 치킨, 저속노화 메뉴, 5월 치즈, 6월 치즈2, 7월 전복 시즌 등 상반기에만 6번의 개편을 진행했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애슐리퀸즈가 지난해 상반기 2번의 개편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며 “추가로 제스프리, 타바스코 등 다양한 식자재 회사들과의 협업을 하며 개편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와 달리 최근에는 디저트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인 ‘디저트타임’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디저트타임은 종합 서비스를 쪼개서 별도로 제공하는 일종의 ‘언번들링’(분리) 전략의 하나로 고객 부담을 낮춰 고물가 시대 신규 수요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그룹 지주회사 이랜드월드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 이랜드이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27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24% 뛰었다. 주력 브랜드인 애슐리 지점 수는 작년 상반기 89곳에서 110곳으로 1년 만에 21곳 늘어났다.
특히나 애슐리 인기 등에 힘입어 이랜드이츠 연간 매출은 지난 2022년 2535억원, 2023년 3552억원, 지난해 4705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의 외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게 된 것을 인기의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계절별 신메뉴 출시와 매장 리뉴얼 전략이 젊은 소비자층 유입으로 이어지며 재도약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년 1월 서울 기준 평균 1만원이었던 비빔밥 가격은 올 7월 1만1538원으로 15%나 올랐다. 냉면(16%)과 삼계탕·칼국수(12%) 등도 모두 크게 올랐다. 스타벅스 등도 가격 인상을 거듭하며 커피 한 잔이 5000~6000원을 훌쩍 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슐리의 경우 평일 런치 기준 1만9900원에 식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뷔페형 레스토랑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헬시플레저 확산으로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패밀리 레스토랑이 회식 명소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멤버십 등급별 혜택이 있지만, 그 중 VIP는 달성은 쉽고 혜택은 쏠쏠하다. (6개월 간 2회 방문, 20만원 이상 구매) VIP는 애슐리 멤버스 앱에서 '우선 예약'이 가능하며 일부 매장에서는 당일 예약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예약 방문시 에이드와 웰컴 메뉴 중 하나를 무료로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스테이크 무료 쿠폰을 제공하는 등 VIP에게 새롭고 특별한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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