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계속' 내란특별재판부 추진…과유불급(過猶不及)[기자수첩-사회]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09.12 07:00  수정 2025.09.12 07:54

정치권뿐만 아니라 법조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 커져

여당 내부·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적 자세 취해

헌정사상 두 번의 특별재판부·특별법원도 헌법에 근거 규정 둬

'국회 다수당' 민주당, 비상계엄 당시 민주적으로 해결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데일리안DB

"입법부가 사법부를 통제하는 셈인데 이거야말로 사법농단이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기자와 통화하면서 건넨 첫 마디이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법조계 내부에서도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당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통해 신속한 재판 심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위헌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고 사법부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는 측에서도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7월 국회에 발의된 '12·3 비상계엄의 후속 조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은 국회와 법원, 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3명씩 추천한 위원 9명 정원의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했다.


이어 해당 위원회에서 재판부에 들어갈 특별재판부 소속 판사 후보 2배수인 6명을 추천하고 대법원이 이 중 3명을 임명하도록 했고 재판 기간은 1심과 2심 모두 3개월로 규정했다.


내란특별재판부는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과 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두도록 하고 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대법관 9명은 내란 재판 관련 직무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당 내부에서도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당내 3대특검종합대응특위 공개회의 도중 "헌법 개정 없이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삼권분립 정신을 무시하고 계엄을 발동해 총칼을 들고 들어온 것과 똑같다"라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도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현시점에서 법률을 제정해 재판부를 변경할 경우, 입법 절차와 공판 갱신 절차 등으로 사실상 재판 지연은 불가피하다"라며 "부작용과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헌법 110조는 군사법원을 유일한 특별법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군사법원 이외에 국내 헌정사상 특별재판부 또는 특별법원이 설치된 경우는 단 두 차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1948년 9월~1949년 10월 운영됐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산하에 특별재판부가 설치됐던 적이 있고 지난 1960년 4·19 혁명 이후 설치됐던 적이 있는 '3·15 부정선거 특별재판소'가 설치된 바가 있다. 그러나 두 사례 모두 당시 헌법에 근거했던 특별재판부 또는 특별법원이었다.


제헌헌법 101조는 '1945년 8월 15일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반민특위 산하 특별재판부 설치 근거가 됐고 3·15 부정선거 특별재판소 역시 지난 1960년 11월 '소급입법개헌'이라 불렸던 4차 개헌을 통해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특히나 법관 후보 추천 권한을 사법부가 아닌 국회 등 외부 인사들에게도 부여했다는 점 또한 위헌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헌법 101조 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라고 규정한다. 또한 법원에서는 재판의 공정성 및 독립성 보장을 위해 재판부 배당을 컴퓨터에 의한 자동 추첨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는 위헌적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헌법 제77조 5항(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등에 따라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민주적으로 해결한 국회 다수당이 위헌적 발상을 내놓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진행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 "그게 무슨 위헌이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독립이란 것이 사법부 마음대로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3일 발생한 비상계엄을 전후로 어떤 위헌·위법적인 상황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규명하는 수단이 헌법을 위반하고 법률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과정은 분명 시빗거리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즉,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이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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