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체포 하루 만에 구속영장 청구 방침 (종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9.11 15:10  수정 2025.09.11 15:29

이기훈 목포서 체포 다음날 첫 소환 조사 진행

8월 초부터 목포 소재 빌라 단기 임대로 머물러

도피 도운 주요 조력자 8명 파악…출국금지 조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기훈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한 첫 소환 조사 직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력자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며 철저한 수사와 엄정 처벌을 예고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금일 저녁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곧바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47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가 특검팀에 출석한 건 지난 7월13일 소환 조사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가 전날 오후 6시14분께 목포에서 체포돼 서울로 압송됐다. 특검팀은 자정께 특검 사무실에서 신원확인 등 인치절차를 마친 후 조사 없이 이 부회장을 서울구치소에 구금했다.


김 특검보는 이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목포 옥암동 일대에 대한 수일 간의 탐문, CCTV 분석, 잠복 수사를 진행해 빌라 3층에 근거 중이던 이 부회장을 체포해 금일 오전부터 소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소재 파악과 관련해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통신 및 계좌 거래 내역 등 관련 자료에 대한 면밀한 분석, 수십여명의 주변인 탐문, 폐쇄회로(CC)TV 동선 분석 등 철저한 추적 수사 끝에, 이 부회장을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촌 밀집 지역에서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근거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회장은 도주 후 서울이 아닌 경기도 가평, 목포, 울진, 충남, 하동 등의 펜션을 며칠 씩 전전하며 도피를 계속하다가 8월 초부터 목포 소재 원룸 형태의 빌라에 단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목포에서 머물러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이 전 부회장은 체포 당시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그동안 특검 추적을 피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가담 경위와 김 여사의 역할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 조성근 전 회장 등과 함께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총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내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본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연루 가능성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 관리를 맡기도 한 인물이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 연합뉴스

이 부회장 체포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이 열리기 열흘 전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을 공지했는데, 우크라이나 포럼 주최 측 인사가 사내이사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웰바이오텍은 '우크라 재건주'로 분류돼 2023년 4월 말 1383원이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말 4610원으로 3배 넘게 뛰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력자들도 체포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현재까지 주요 조력자 8명이 파악된 상황이다.


김 특검보는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와온 주요 조력자 8명을 파악해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피를 도운 자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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