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재개봉을 문화 이벤트로…생존과 진화 사이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9.09 09:23  수정 2025.09.09 09:23

재개봉은 이미 팬데믹 이후 극장가의 주요 대안으로 자리 잡아왔다. 신작 부족과 흥행 불확실성이 겹친 상황에서, 검증된 명작을 다시 꺼내 관객을 붙잡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감독·배우의 내한, 프리미어 연속 상영회 등 이벤트성을 결합해 단순 상영이 아닌 ‘극장에서만 가능한 문화 경험’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9월과 10월 각각 재개봉하는 '대부'와 '대부2'는 국내 최초 4K 리마스터링으로 선보이며 개봉 전 프리미어 연속 상영회를 진행한다.


13일 오후 1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노원, 영등포, 청량리, 김포공항, 대전, 동성로, 부산본점, 수완 등 주요 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상영회는 '대부'를 시작으로, 15분간의 인터미션 뒤 '대부2'가 이어져 총 6시간 30분간 몰아볼 수 있다. 이미 전석이 매진 됐으며, 반응에 힘 입어 추가 상영을 확정했다.


20년 만에 재개봉하는 '린다 린다 린다'는 작품 상영과 함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배두나, 키시이 유우 등이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의 재회를 마련한다. 앞서 지난 8월에는 2002년작 '남색대문'의 주연 계륜미가 내한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더 폴: 디렉터스 컷'이 재개봉 초반 7만 명을 돌파한 시점에 타셈 감독의 내한이 확정했고, 직접 한국 관객들과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힘 입어 이 작품은 최종 18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극장가는 이미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재개봉작에 감독·배우 내한이나 특별 상영회 같은 이벤트를 결합해 관객에게 ‘극장에서만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려는 흐름을 강화하려는 셈이다.


산업적으로는 신작 제작 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개봉을 통해 상영관을 채우는 위기 대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시도가 신작 부재 메우기를 넘어 문화적 기획전으로 확장되며 관객 경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과제도 남는다. 재개봉은 단기적 흥행에는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신작 부재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극장이 단순 유통 창구가 아닌 문화 이벤트의 장으로 변모하는 시도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재개봉 의존이 길어질 경우 한국 영화 생태계의 창작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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