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기 겪는 국민의힘…해법은 '무당층' 공략

국민의힘 지지율, '20%대' 제자리걸음

강경 유튜버들 발언에…컨벤션 효과 無

당 안팎선, 무당층 공략할 기조변화 요구

장동혁·송언석엔 호평…"합리로 가야"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지지율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실책과 갈등, 3대 특검의 도 넘은 공세에도 반등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 안팎에선 강성 유튜버들이 여론 전면에 나서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키운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 점차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무당층을 공략하는 정책적인 카드를 꺼내들어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도는 2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8월 26~28일) 대비 1%p 상승한 수치였지만 민주당(41%)과는 17%p의 격차를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힘은 2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43%인 민주당에 23%p 뒤쳐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5~29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민의힘은 36.1%로 46.7%인 민주당과는 10.6%p의 격차를 나타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끌어올려 민주당과 엇비슷해지긴 커녕 계속된 답보 상태에 빠져있단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지난 7월 11일 기준 19%를 기록하며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선을 내줬다.

대선 기간이던 지난 5월 넷째주 조사 결과 당시 지지율이 36%로 민주당(42%)와 6%p의 차이에 불과했던 걸 고려하면 2달 만에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한 셈이다. 이후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등 컨벤션 효과를 누릴 이슈들이 있었지만 20%대를 맴돌며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NBS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5월 넷째주 31%를 찍은 뒤 지속 하락해 지난달 첫째주 16%까지 떨어졌다. 이후 이번 조사에서 20%대를 회복하긴 햇지만 여전히 더딘 상승속도를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처럼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강성 보수 유튜버들의 발언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보수 유튜버 고성국 박사는 지난 2일 올린 한 영상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 30석을 전광훈 자유통일당, 황교안 자유와혁신당 등 4개의 자유우파 정당에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당 안팎의 강성 목소리라는 게 당내 영향력은 클 수 있지만 소수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면서 국민적인 인식이 쉽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이렇게 강성 보수에 당이 끌려다니면 당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이 말도 안 되는 압수수색을 펼쳤고 민주당이 특별재판부를 만든다는 소리를 하면서 지금 당내에선 갈등 이야기가 전혀 안 나온다. 지금 지지율 하락은 당내 갈등으로 보긴 어렵단 이야기"라며 "오히려 명청 교체기 얘기까지 나오면서 민주당 내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고, 조국혁신당에서는 성비위 사건까지 터지면서 우리(국민의힘)에겐 호재 뿐인데 지지율이 안 오른단건 바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이 같은 지지율 답보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떨어진 성적표를 받을 우려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강성 극단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단일대오를 갖춘 당의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소구력을 발휘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정치권에선 정책적으로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치에 환멸을 느껴 정치를 이탈하는 '무당층'을 잡을 수 있는 확고한 정책적 제안을 국민들에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25%로 국민의힘 지지율(24%)보다 높았다. NBS조사에서도 무당층은 25%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의 무당층 비율은 8.4%였다.

신율 교수는 "조국혁신당의 이 성스캔들이 불거졌고, 다양한 이유로 민주당의 지지율도 더 떨어질 것 같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무당층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합리성을 보여주면서 치고 들어오면 지지율의 반등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민의힘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민생 지원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실제로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주부터 우리 당은 원내 투쟁과 함께 생생한 민생경제 현장으로 들어가는 현장 행보를 병행할 예정"이라며 무당·중도층을 끌어 안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울러 당내에선 장동혁 대표도 사무총장에 정희용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김도읍 의원을 임명하고, 최근 발언들을 통해 합리적 보수로 노선을 변경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단 점도 긍정적인 변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노봉법·상법·검찰개혁 등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 법안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피해가 될지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국민들에게 도움될 법안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도부가 새로 들어오고 나서 잘하고 있단 평가가 많은데 이재명 대통령과 독대에서 강경하면서도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투쟁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게 국민들을 위한 것임을 계속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