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향 유튜버, 지방선거 앞두고
공천권 선점 시도 및 지도부 흔들기
일거 단절 난망에 부담 지속될 듯
균형추는 중도 국민, 톤 조절 전망
극단 성향 보수 유튜버와 강성 지지층의 '청구서'를 맞닥뜨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중도 확장과 지방선거 과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이들의 결집으로 당선됐지만 최근 노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정치적 채무를 어떻게 해소할 지가 최대 난제로 떠오른 것이다.
8·22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성층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던 만큼 관계를 단번에 끊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이 불가피해지면서 장 대표가 어떤 해법을 찾을 지가 그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극단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와 고성국 박사 등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들이 발휘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지도부를 향해 과도한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 씨는 결선 직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계 은퇴를 압박한 데 이어 자신은 자리에 관심이 없으니 이진숙 방통위원장에게 대구시장 공천을 양보하겠다는 식의 오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고 박사도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벌써부터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공천권을 자유통일당·자유민주당·우리공화당·자유와혁신 등 극단 우파 정당과 나눠야 한다며 압박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효능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장 대표도 취임 일성에서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하겠다"고 언급하며 이들의 기세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강성 노선을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으로 인해 정권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상황에서 지방선거 또한 국민의힘이 불리하다는 전망이 여전히 중론이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장 대표의 행보에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강성 지지층이 주장해온 혁신파 배척과 관련한 언급은 점차 사라지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접견이나 관련 메시지도 줄어들고 있다. 당내에서 계파 구분 없이 신망이 두터운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을 중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 또한 중(도)·수(도권)·청(년)을 고려한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강성층의 반발이 단기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이들 역시 보수 세력이기에 장 대표가 톤을 조절하며 점진적·순차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지금 그런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인선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과거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젊고 비주류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안정'에 방점을 찍으며 점진적 변화를 열어 놨던 것처럼 장 대표도 유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극단 성향 유튜버 및 강성 지지층에게 진 채무가 남아 있는 만큼 장 대표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선택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중도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가 총선 당시 실행했던 '경쟁력 중심' 원칙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또한 제기된다.
엄 소장은 "장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비록 한 전 대표와 갈등을 빚고 서로 갈라섰지만, 지난 총선에서 한 전 대표가 예비 후보들을 경선에 붙여 경쟁력 있는 인사를 공천 했던 것처럼 장 대표도 경쟁력 중심 공천을 추진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경쟁력 중심의 공천이 이뤄진다면 보수 유튜버들도 막무가내로 특정 인물을 올리라고 요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친윤(윤석열)계나 비(非)윤계 등 특정 계파에만 포커스를 맞추거나 균형을 잃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통합을 기조로 하되 점차 중도 확장 노선을 취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0
1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