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간호 힘들다'는 아내 살해한 前 서울대 교수…법원, 징역 25년 선고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09.01 16:56  수정 2025.09.01 16:56

'자신을 버린다'는 생각에 범행 저질러

퇴직 이후 불면증 등으로 건강 악화

"유족에게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남겨"

서울 서초구 서울종합법원청사. ⓒ데일리안DB

자신을 간호하던 아내가 "힘들다"고 토로하자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전직 서울대 교수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자택에서 아내 B씨가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힘들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죽든지 내가 집을 나가 양로원으로 가겠다. 앞으로 혼자 살아'라고 말하자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아내가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서울대 교수로 일하다 퇴직했고, 이후 일하던 기관에서도 지난해 은퇴한 뒤 불면증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부인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동생에게 전화해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등의 대화를 하고,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 오자 범행 사실을 숨긴 채 대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최초 수사기관에서 범행 경위·수단과 방법·범행 후 정황에 대해 비교적 명확하게 진술한 점, 임상 심리 평가에 따르면 피고인이 호소하는 수면 박탈·신체적 기능 저하 등이 정신적 와해를 일으키는 수준에 이르렀을 가능성은 낮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와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을 종합해 "피해자는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저항하다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자녀를 비롯한 유족들에게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남겼다"며 "특히 자녀들이 이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 청구에 대해서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정신병 질적특성 평가 결과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점에 해당하지 않는 점 ▲배우자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으로 특수한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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