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 KPGA
허인회(38, 금강주택)가 돌아왔다.
허인회는 28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강남300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오픈’ 1라운드서 3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순위는 공동 120위. 2라운드서 반등이 없다면 컷 탈락이다. 하지만 지금의 허인회에게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니다.
허인회는 지난 5월 SNS를 통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인한 출전 정지 징계(6개월) 사실을 고백했다. 그동안 급성 통풍 질환으로 '트라마돌'을 간간히 복용했는데, 이 약이 지난해부터 금지 약물로 분류됐다. 이 사실을 몰랐던 허인회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질병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는 점을 밝혔고 당초 출전 정지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감경됐다.
필드로 돌아온 허인회는 “오랜만에 뵙게 돼 너무 반갑다. 오랜만에 보는 선수들도, 관계자분들도 많이 반겨 주셔서 좋았다. 기다려 주신 팬들께도 고맙다. 대회에 못 나왔었던 기간 못했던 만큼 남은 하반기 대회 2배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오늘 플레이 내용은 일단 아직 경기 감이 안 올라온 것 같다. 연습을 8개월 정도 못했다. 확실히 빨리 감이 올라오지는 않다. 하지만 골프가 하루아침에 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감을 끌어올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대회는 우선 예선 통과가 목표다”라고 말했다.
허인회는 징계 기간 8개월이나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는 “출전 정지를 받았다고 해서 골프 연습을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닌데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도 많고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며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출전 정지 기간이 끝나고 DP월드투어 '덴마크 골프 챔피언십' 출전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못칠 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이어 도핑에 적발된 것에 대해서는 “처음 성분이 검출돼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들은 것은 지난해 11월이었고 DP월드투어 첫 대회 출전 하루 전이었다. 그때는 사실 이렇게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라며 “서류를 잘 제출하고 보통 치료 목적의 약물은 허가를 받은 후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약물이라는 생각을 의사도 나도 전혀 못했던 상태였다. 최종 결정이 난 시점은 SNS에 글을 올렸을 시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퇴를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절망적이었다. 한 3개월 정도 이겨낼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너무 힘들었을 때는 그냥 은퇴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스폰서 회장님과 관계자분들, 팬분들과는 직접적으로 연락은 안 하지만 주변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결정적으로 가족의 힘이 제일 컸던 것 같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정말 좋게 생각하면 그 시간 동안 아이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허인회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도핑이랑 관계가 없다고 가볍게 여기지 않았나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선수 개개인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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