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결단 필요 시점이라면 '결단'할 것"
직후 "과거 벗어던지자" 의총서 톤다운
朴 탄핵 이후처럼 끝내 분당되고 말까…
'인물론 한계' 지선 특성상 불리, 가능성 ↓
국민의힘 새 지도부인 장동혁 호(號)가 출범했다.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끝내 당이 깨졌듯이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도 제기한다. 다만 섣부른 분당은 오히려 조직싸움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강성파 대 혁신파로 나눠진 야권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가에서 떠도는 이런저런 얘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을 하겠다.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적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결단'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첫 공식 발언부터 혁신·친한계(친한동훈계)를 정조준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 소속이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는 패널들에 대한 해당행위에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이 지칭한 '당을 비판하는 패널'에는 친한계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게 정설이다.
장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지난 26일 채널A에 출연해서도 '혁신파' 당권주자였던 조경태 의원에 대해 "'결단'을 하시라. (조 의원의) 우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말은 우리 당을 너무나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민주당 의원 50명이 그런 말을 하는 것보다 우리 당 의원 1명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여전히 입장을 유지하는지, 상처받은 당원들께 사죄하실 마음은 없는지 먼저 묻고 싶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장 대표의 발언이 담긴 인터뷰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당을 통합해 내고 잘못을 걸러내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냐. 누굴 위해 싸우는 정당이냐. 안타깝고 한심할 따름"이라고도 비판했다.
구도는 더 극명해질 전망이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 배경에 민주당의 '줄탄핵'과 '줄특검'이 있다며 계엄이 내란일 경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내란 교사범'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장 대표가 '윤 어게인' 등으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세력의 손을 잡고 대여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혁신계의 강공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 외연 확장과 중도층 민심 회복을 위해 '윤 어게인'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동훈 전 대표가 결선투표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던 점도 장 대표와 친한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이다. 약 20여 명의 의원이 친한계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탄핵 국면부터 이어진 당내 옛 주류 세력과 친한계 간의 지리멸렬한 공방이 되풀이될 수 있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분당설'도 제기된다. 이같은 배경에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일부 의원들이 뛰어나와 '바른정당'이라는 새로운 정치지형의 변화를 모색한 사례가 꼽힌다. 다만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라는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고, 국민과 함께 과감하게 보수혁신의 길에 나서고자 했던 바른정당은 결국 TK(대구·경북) 지역 민심과 유승민 후보의 19대 대선 4위 낙선, 소수정당의 한계를 해결하지 못했다.
관건은 '시기'에 있다. 정당에 있어 분당은 다음 선거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결정적인 한 수이기 때문에, 이르거나 늦으면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 지방선거의 특성상 '인물론'의 영향력은 광역단체장까지로 국한된다. 섣부른 분당은 오히려 조직싸움을 불리하게 만들고, 민주당 측 표를 가져오는 데 실패할 수 있다.
장 대표가 '전략적 톤다운'에 나선 점도 가능성을 낮춘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과거의 옷들을 벗어던지고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과 맞서 싸우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의 당선에 대한 축하와 덕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가 끝나고 당권을 쥔 만큼 당내 봉합을 위한 한 발 후퇴를 한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창당 조건인) 20명을 어디서 채우느냐, 지방선거를 위해서 분당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장 대표가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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