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호남 방문 이틀째…민주당·혁신당 신경전 고조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8.28 04:10  수정 2025.08.28 04:10

민주당 내 '자숙 요구' 빗발…지선 전 견제

"자숙하는 건 정치인 조국 역할 아냐" 방어

민주당 공략 계획 중인 TK·PK는 차주 방문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6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묘역을 방문해 참배하러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출소 후 광폭행보에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과 혁신당 간 신경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조 전 대표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 이틀 간 머무르면서 민주당에서는 조 전 대표를 향한 자숙 요구가 터져나왔고, 조 전 대표와 혁신당은 과도한 견제라며 방어에 나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전 대표가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지역 행보에 적극 나서자 민주당 내에서 자숙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6선의 조정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저런 여론도 있었지만 이재명 대통령께서 그걸 무릅쓰고 조국 전 대표의 사면 결정을 한 것"이라며 "조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이런 마음을 헤아려서 보다 좀 차분하게 행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의 광폭행보를 내년 지방선거용으로 보고 견제에 나선 것이다.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을 가장 처음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강득구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사면으로 석방된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는데 국민에게 개선장군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2일 라디오에서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 사면 선봉에 섰던 박지원도 24일 페이스북에서 "신중해야 한다. 성급하면 실패한다"며 "선거는 가깝지 않고 많은 변수가 있다. 당장 소탐대실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상욱 의원은 25일 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잘못이 있음에도 특별히 용서해주는 그런 (사면의) 뜻을 받들어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받들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조 전 대표는 혁신당이 오는 11월로 예정하고 있는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대표에 출마해 선출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임 당대표는 내년 6월 열리는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전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대표에 출마할 생각"이라며 "당대표가 된다면 구체적으로 논의해서 (선거) 전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 행보가 지방선거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내일부터 시작되는 호남 일정을 마치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용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날 전남 담양 방문은 지난달 별세한 오랜 친우 관계인 고(故) 최홍엽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묘소를 참배하고, 혁신당의 유일한 기초단체장 당선 지역인 만큼 담양군수와 차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대표는 옥현진 천주교광주대교구 대주교 예방에 대해서도 "나를 위해 애쓴 게 있어서 감사 인사를 직접 드리는 게 맞다"며 "그분들에게 문자를 날리면서 '감사했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의 조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두고 "과도한 견제로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으로서 도리를 위한 행보'라는 해명에도 지속되는 자숙 요구에 조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말씀하시는 건 나를 위한 좋은 충고이지만 자숙을 하는 게 정치인 조국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조국혁신당을 만든 주역으로서 당을 더 활성화하고 당의 비전과 정책을 가다듬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지방선거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분간 지역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는 다음 주부터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을 방문한다. TK·PK은 보수 텃밭이지만 민주당도 '내란 심판'을 전면에 내세워 집중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이다.


조 전 대표는 "다음 주부터는 PK(부산·경남), 포항, 대구, 구미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국민들을 만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지방선거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당대표도 아니고 당장 구체적 전략을 말하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기획단을 띄워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선거 열 달을 앞두고 기획단을 띄운 건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인 압승을 거둬 국정 주도권을 쥐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방선거기획단장을 맡은 조승래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정확히 1년 후에 치러지는데,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국민들께서 이 대통령을 선택한 의미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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