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향방 가를 성장률…한은, 안갯속 경제 전망두고 '고심'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8.27 07:17  수정 2025.08.27 11:45

소비는 살아나는데 수출은 비상등

상반기 '반짝'효과 걷힌 후가 걱정

성장률 셈법 머리 복잡해진 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주 발표될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수 회복과 견조한 수출 등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수출 리스크 등 하방 압력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관세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직전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0.8%로 전망했고,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는 0.9%로 제시됐다.


가장 주목할 점은 내수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추경 효과와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힘입어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녹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금리 하락과 소비여건 개선을 근거로 올해 민간 소비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1.1%)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을 기록,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며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설비투자 또한 올해 2.0% 증가하며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이 올 상반기 예상보다 호조를 기록한 점도 호재다. 지난달 총수출액은 60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하며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 관련 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이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관세 부과를 앞둔 선수요 효과까지 더해지며 15.9%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관련기사 보기
KDI, 韓 올해 경제성장률 0.8%...내년 1.6% 전망
암울했던 한국 경제에 한 줄기 빛…성장률 1% 전망 쏟아져


문제는 하반기부터 수출이 둔화되면서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수출은 상반기 깜짝 호조로 성장을 견인했지만, 이는 미국 관세 전쟁에 대한 선수요 효과로 분석된다.


이에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고, 특히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에 대한 관세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내년 수출은 0.5% 역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은은 '경제상황 평가(2025년 7월)' 보고서를 통해 "관세 부과 시 과거 확장기에는 볼 수 없었던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관세 부과에 대비한 선수요 대상이었던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둔화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은의 고심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반도체 100% 관세' 등 난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보다는, 한미동맹 및 관세 합의 확인 등 포괄적인 논의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전문가는 "미국 관세 영향을 그대로 떠안고 하반기로 간다면 성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내수 회복이 수출 악화로 상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경제 전망치가 나오면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