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퇴직연금서 TDF ETF 투자 제한 방안 추진…100% 투자 불가
노동부 “안전자산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 지적…매매 빈도도 높아
운용업계 “상품 교체 횟수와 투자 위험 연관성 낮아…TDF 편입 감소 우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자산운용사들은 TDF ETF의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TDF ETF를 적격 TDF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운용기간 내 주식 비중이 80%를 초과하지 않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적격 TDF로 분류되는데, 현재 적격 기준에는 TDF ETF가 포함돼 있다.
TDF ET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전·위험자산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TDF에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다. 적격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하지만 ETF 형태의 TDF를 모두 적격 TDF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당국 구상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 채권형 펀드 등 안전자산에 최소 30% 이상 투자해야 한다. 주식형·주식 혼합형 펀드 등 위험자산에는 최대 7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약 80% 운용되는 TDF는 원칙상 위험자산에 포함되나 투자자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인 만큼 연금 투자에 적합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에 연금계좌에서 100%까지 TDF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TDF가 지향하는 분산투자 및 안정적 운용과 거리와 멀다고 보고 있다. 특히 TDF ETF가 퇴직연금 안전자산 규제를 우회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70%를 위험자산으로, 나머지는 주식 비중이 80%인 TDF로 채우면 계좌 내 위험자산 비중이 94%까지 늘어나게 된다. 주식 비중이 높은 TDF를 담아 안전자산 규제를 우회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ETF의 매매 빈도가 높아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당국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당국의 방침대로 규정이 바뀔 경우,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상품이라도 펀드는 연금에서 100% 투자 가능하고, ETF는 70%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 자산운용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ETF 거래 편의성이 연금 장기투자에 역행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TDF 펀드와 TDF ETF에 대해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잦은 매매가 투자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연금 계좌에서 상품 교체 빈도와 투자 기간의 연관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형 운용사 관계자 역시 “투자 선택지를 줄이는 규제”라며 “퇴직연금에서 TDF 편입 비중이 급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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