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유해란처럼’ 될 성 부른 나무였던 김민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8.25 20:01  수정 2025.08.26 15:27

첫 우승 차지한 김민솔. ⓒ KLPGA

올 시즌 초청 및 추천 선수로 모습을 드러냈던 ‘특급 유망주’ 김민솔(19, 두산건설)이 생애 첫 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인 1부 투어 커리어를 시작한다.


김민솔은 24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에서 추천 선수로 나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9년 유해란(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후 6년 만.


과정 또한 극적이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민솔은 최종 라운드서 긴장한 듯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16, 1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공동 1위에 오르더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 이후 10.5m짜리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김민솔은 우승 후 “작년 목표(시드전 통과)를 이루지 못해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히려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처음으로 골프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부모님이 ‘큰 선수가 되려니 지금 아픈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라고 뒤돌아봤다.


김민솔은 다음 주 열리는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통해 본격적으로 1부 투어 생활에 나서며 2026시즌까지 시드를 유지한다.


신인 시절이던 2020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연패 이뤄냈던 유해란. ⓒ KLPGA

아마추어 시절 특급 유망주 출신, 그리고 추천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모습 등은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유해란을 떠오르게 한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유해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임희정, 정윤지와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듬해 프로 턴을 한 유해란은 점프 투어와 드림 투어를 병행하다 8월 추천 선수로 참가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하며 곧바로 1부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그해 시즌 마지막까지 1부 투어에 몸담았던 유해란은 이듬해인 2020시즌 정식 신인 자격을 갖췄고 1번의 우승과 세 차례 준우승, TOP 10 진입만 8번을 이뤄내며 신인왕을 따냈다.


특히 2020시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신인이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이색적인 타이틀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 보란 듯이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전설을 만들어냈다. 2022시즌까지 KLPGA 투어에서 뛰었던 유해란은 기대대로 LPGA 투어에 진출했고, 2023년 신인왕과 함께 현재까지 3승을 따내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나가고 있다.


김민솔은 여러 모로 유해란과 닮은꼴이다. 먼저 압도적인 피지컬이 인상적이다. 유해란의 신장은 176cm, 김민솔은 이보다 큰 178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데 폭발적인 샷뿐만 아니라 정교한 샷 컨트롤까지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우승 차지한 김민솔. ⓒ KLPGA

아마추어 시절 행보도 비슷하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민솔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현조, 임지유와 함께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솔은 지난해 초까지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했고 2024년 7월 프로 턴을 한 뒤 청사진을 그리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시드전에서 83위를 기록하는 바람에 1부 투어 데뷔가 늦어졌고 올 시즌 2부 투어 격인 드림 투어에서 머물러야 했다. 절치부심한 김민솔은 드림 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주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로 시동을 바짝 기어를 올리더니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당히 1부 투어 자격을 획득했다.


김민솔은 이번 열리는 ‘KG 레이디스 오픈’을 건너 뛴 뒤 다음주 ‘KB금융 스타챔피언십’부터 본격적인 1부 투어 선수로서의 행보를 걸을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초청 및 추천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상금 및 신인왕 순위에서 제외되며 2026시즌 신인 자격으로 본격 참전에 나선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