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연장·공사비 증액, 정부 업계 평행선
“사고 나면 끝”…마진율도 낮아 참여 고민
현대건설이 빠진데 이어 포스코이앤씨마저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로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 컨소시엄에서 제외되면서 사업이 ‘시계제로’에 빠졌다. 정부는 조속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공사비 증가와 중대재해처벌법 부담이 더해지며 사업 표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재입찰 추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이는 올해 5번의 안전 사고 발생 이후 인프라 신규 수주를 중단하기로 한 회사 결정에 따른 조치다.
포스코이앤씨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컨소시엄에서 1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25.5%), 대우건설(18.0%)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은 총 사업비 10조5000억원 규모로 2029년 개항이 목표다. 수차례 유찰 끝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현대건설이 불참 선언을 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공사 난이도가 높아 국토부가 제시한 입찰조건으로는 공사가 어렵다며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
회사는 공기를 84개월에서 108개월로 연장하고 공사비 1조원 증액을 요청했으나 국토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연내 착공이 어렵다고 보고 올해 가덕도신공항 관련 공사 예산 9640억원의 절반가량을 삭감했다.
정부가 사업 조건을 완화 방침을 시사하면서 정상화 기대감이 일었지만 지난 6월 시공능력 상위 10위권 건설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가시적인 진척은 없다. 새 정부의 국토부 장-차관 인선이 마무리된 만큼 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입찰 조건이 관건이다.
컨소시엄 지분이 2위인 대우건설이 유력 주관사 후보로 거론되지만 공기 연장 등 조건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과 한화건설부문 등도 입찰 조건을 예의주시하면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컨소시엄 합류를 저울 중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기 연장 등을 포함한 입찰 조건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의 지분 배분 문제 등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며 “현재로선 컨소시엄 참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전강화 기조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건설 면허 취소 등 중징계 검토를 지시한 이후 건설업계는 ‘살얼음판’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가덕도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기상 변화가 극심하고 공사 난이도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며 “안전 강화를 위해선 예산이 더 늘려야 하는데 산재 우려와 공사비 상승까지 고려하면 마진율이 낮은 국책사업에 뛰어들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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