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줄고 취향은 넓어졌다…2030이 바꾸는 주류 지도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8.09 08:00  수정 2025.08.09 08:00

주류업계, 체험형 공간 확대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매장.ⓒ삿포로 맥주

최근 체험형 마케팅과 저도주 등 각양각색의 주류 트렌드들이 나타나며 한국 주류 소비 성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이를 반증하듯 기존 한국의 음주 문화를 대표하는 소주의 소비량의 경우 국세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2019년 91만5596kL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작년 84만4250kL로 약 8% 감소했다.


반면 지난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케 수입량이 3330.2t으로 작년 대비 9.8%가 증가해 소주의 빈자리를 수입 주류들이 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행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홈술 열풍에 특정 제품의 대란 현상까지 벌어졌던 위스키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수입량이 14%나 감소하며 이미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류 문화 변화의 중심에는 2030세대 소비자들이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찾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술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체험을 원하는 이들에 맞춰 주류 기업들 또한 이색적인 제품 출시와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주류업계는 제품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삿포로맥주는 성수동에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 매장을 오픈해 소비자들에게 삿포로의 프리미엄 맥주와 일본 현지의 음주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도쿄 긴자에 위치한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온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일본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서서 마시는 ‘타치노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비어스탠드라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이 매장은 정해진 자리 없이 주변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1인당 3잔까지만 판매하는 판매 제한 규칙도 있어 기존 한국 음주 문화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가장 핵심인 맥주도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미크론 단위로 형성된 쫀쫀한 거품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낄 수 있는 ‘퍼펙트 푸어’와 강한 탄산과 톡 쏘는 청량감이 특징인 ‘클래식 푸어’ 두 종류를 제공한다.


특히 맥주 애호가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1.1mm의 얇은 잔에 일본 현지에서 교육을 이수한 전문 탭퍼가 직접 맥주를 따라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프리미엄 맥주의 풍미를 느껴볼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의 대표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처음처럼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처럼 브랜드 체험관은 처음처럼의 가장 핵심이 되는 원재료인 대관령 암반수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연출한 공간이다.


처음처럼 브랜드의 서사와 제품의 제조 공정, 대관령 암반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구현한 미디어아트와 제품 및 대관령 암반수 시음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원하는 문구와 디자인을 넣은 라벨로 꾸민 제품도 가져갈 수 있어 애주가 MZ세대들의 강릉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통계청 주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출고량이 감소 중인 희석식 소주와는 달리 작년 증류식 소주의 출고량은 4739kl로, 5년전인 2020년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했다. 술을 끓여 기화된 알코올을 다시 액화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증류식 소주는 생산비가 높고 제조 방식이 까다로워 고급 주류로 여겨진다.


특히 증류식 소주는 원재료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고 증류 방식과 숙성 용기도 다양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개성 있는 주류를 소비하고 싶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믹솔로지 트렌드의 대표격인 하이볼의 경우 계속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국순당의 백세주를 활용한 조선하이볼이 서울 강남 지역의 전통주 술집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다양한 주류와 음료들을 조합한 무궁무진한 숫자의 조합의 하이볼이 탄생하고 있다.


특히 하이볼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편의점업계에서 이러한 이색 제품 출시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요구르트 맛의 하이볼로 ‘어른이(어른+어린이)’ 소비자들 공략에 나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업계는 다변화된 취향의 소비자들로 인해 어느때보다 유행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트렌디한 시장 중의 하나”라며,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주류시장의 변화에 주목한다면 자신의 취향과도 잘 맞는 다양한 제품들과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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