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향자 "민주당이 가장 불편할 후보 1위…경선 통과시켜주시라"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7.31 07:00  수정 2025.07.31 07:00

양향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데일리안 인터뷰

"조경태·김문수·장동혁 선두지만

내란정당 규정하면 '다루기 쉽다'

'찬탄 대 반탄'으론 안돼…경제정당"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양향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모든 인류의 역사에서 종(種)이 순수하게 가면 도태된다. 2015년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으로 위기를 맞았던 더불어민주당은 과감한 인적 쇄신과 혁신이 급선무였다. 이미 당내 기득권 중진들의 과감한 2선 후퇴가 이뤄진 상태였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선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민주당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 영입 인재 1호로 한 인물이 정치권에 합류했다. 양향자 전 의원이다. 고졸 출신의 여성으로 삼성전자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그는 2016년 당시 '민주당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초장부터 거센 반발에 시달렸다.


양 전 의원은 학력·지역·성별의 차별을 극복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최첨단산업을 이끌던 기술혁신의 상징으로써 그간 민주당에 부족했던 부정적인 프레임과 인식을 단번에 해소했다. 그렇게 2017년 정권교체 당시 양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큰 역할을 했다.


국민의힘이 '혁신'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연이어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국민의힘은 잇따라 혁신위원장을 내세우며 체질 개선을 예고한다. 하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싸늘하다. "책임자들에 대한 반성과 인적 쇄신없이 무슨 혁신이냐"는 비판이다.


데일리안과 양향자 전 의원의 인터뷰는 지난 29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양 전 의원은 본인의 특기인 '실용'에 있어 철학이 분명했다. 국민의힘이 한 계파에 속하지 않는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써 발돋움해야 한다며 관세 협상의 중요성과 경기 남부 벨트를 위한 수도권 사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가장 불편할 후보는 본인"이라며 "국민의힘을 유능한 경제 정당, 지역과 세대·계층에 지지받는 전국정당으로 바꾸겠다. 제발 경선을 통과하도록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Q. 언제부터 차기 당권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느냐. 결심의 배경은

"보수 정당이 흔들리고 있다. 조기 대선이 오지 않았다면 양극단의 정치 폐해를 해결하고자 제3의 정당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했을 텐데 탄핵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이 상황에서 대선 패배 이후에도 지속해서 당의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고 보수 정당 자체가 궤멸 되는, 국가의 가장 위협적인 위기라고 본다. 특검이 국민 힘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오는 이런 상황에서 10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단 한 명도 자유롭지는 않다. 삶의 궤적을 보면 가장 새로운 보수, 새 보수의 당 대표로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Q. 양향자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기업가 정신, 실용, 민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중도층, 수도권'이 중심이 되는 국민 여론과 궤를 같이 하기도 한다. 이번 전당대회 전략은.

"경선은 당원과 국민이 대 50대 50으로 결정한다. 더 찬탄~반탄 구도가 아닌 정말로 혁신을 누가 더 잘할 것이냐. 혁신이냐 반혁신이냐 구도로 갔으면 좋겠다. 김문수 후보, 장동혁 후보가 궤를 같이 하고 있고 조경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혁신파' 궤를 같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후보 중 한 사람으로 후보가 좁혀지면, 3파전으로 싸울 일도 없고 제대로 인적 쇄신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를 위한 이 자리가 설레고 좋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양향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출마 회견에서 "국민이 바라는 보수 정당의 모습, 유능한 경제 정당이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국정당으로 돌려놓겠다"며 "양향자가 위기의 국민의힘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인적 쇄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대선이 끝났을 때 스스로가 책임지면서 물러나는 과정이 이루어졌어야 그다음 한 발자국을 나갈 수 있는데 책임지지 않는 이게 당의 모습에서 국민들이 모두가 다 일차적으로 실망을 했다.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공천 장사를 하지 않는 당대표가 나와서 당을 살리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내가 그래서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게 백서 편찬이다. 백서에 따라 공과를 나누어서 빠르게 가닥을 쳐줘야 한다.


인적 청산은 원내 인사가 인위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매력적인 전국정당,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지도부에 트럼프와 대항할 수 있는 경제 전문가들을 배치하면, 계파 싸움도 뒤로 물러날 것이다."


Q. 7년 전 2018년 광주광역시장 선거 예비후보 출마 당시가 생각난다. '미래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셨었다. 국민의힘에선 '탈이념 실용주의'로 뛰어오른 이재명 정부를 넘어설 '경제 정당'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복안은.


"관세 협상을 누가 제일 잘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과 농수산물을 고리로 협상의 도구로 수단으로 쓰려고 하는데, 대한민국을 완전히 갈등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기업들이 버텨내지를 못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관세 협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중국이다. 미국이 중국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AI가 혁명적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협상을 하려면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와 기술 동맹을 수면 아래에서 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이 함께 힘을 모아 중국을 제재할 수 있게 우리의 역량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지금 이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현재 산업부 장관도 속된말로 쫓아다녀봤자 뭐하겠느냐. 협상 카드가 없는데, 한국과 대만이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나라는 한국이다. 이 정부 들어 반도체가 사라져버렸다. AI의 바탕은 반도체다. 관세 협상부터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포진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보이지 않게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시간 초과 야근 폐지 문제 등을 말하고 있는데 사실 중요한 건 SPC라는 회사에 시스템이 정착이 제대로 안 되어있다는 것이다. 전체를 봐야 한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양향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이번 전당대회는 절대적인 1강 후보가 없는 '무주공산' 양상 속에서, 계파 색채가 옅고 강력한 쇄신 의지를 갖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번만큼은 개인적 관계를 다 뒤로 하고 당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을 해달라. 2016년에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지 몇 달 안 됐을 때 최고위원 선거에서 유은혜 의원을 더블 스코어로 이겼던 선택을 해주셨던 호남이 있었기에 전국정당으로 발돋움을 했고, 그런 역사를 보고 국민의힘도 배워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많은 사람이 '양향자는 우리 당에 온 지 얼마 안 됐다.' 이야기한다. 근데 따지고 보면 2022년 검수완박 국면에서 홀로 (소속 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싸우면서 소신을 지켰고 헌정사 최초 양당 모두의 반도체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나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나는 그렇게까지 나를 죽일 수 있다. 당을 살릴 수 있다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다."


Q. 당내 쇄신파를 향해 흔히 제기되는 마타도어나 흑색선전이 '사꾸라다' '민주당편이다'는 이야기다. 쇄신하겠다는 뜻이 대여투쟁을 열심히 안 하겠다는 뜻은 아니지 않겠는가. 당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정부와 관계 설정도 중요할 것 같다. 어떤 기조를 가져갈 계획이신가.

"최근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을 보면, 조경태 후보가 1등으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뒤를 잇는다. '다루기 쉽다'는 이야기다. 내란정당이라고 규정하면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다. 꼴등은 나다. 민주당이 가장 불편한 후보 1위는 양향자란 이야기다.


(같은 영입 인재인) 김병기 대표직무대행, 너무 잘 안다. 무엇을 공격해야 할지. 민주당보다 유능하지 못하면 어차피 정권 창출이 안 된다. 지금의 민주당의 패착을 확실히 비판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유능함에서 온다."


Q. 끝으로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절박하고 절실한 마음을 전달해드릴 수밖에 없다. 찬탄~반탄을 넘어서 친윤~반윤을 넘어서 유능한 경제정당, 매력적인 전국정당으로 가기 위해 국민의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 호남 출신이기도 하지만 여성 표도 갖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확실하게 활용해달라. 이번에 경선에 꼭 통과하고 싶다.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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