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李정부 향해 "마주앉을 일 없다…전임자와 다를바 없어"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7.28 08:20  수정 2025.07.28 08:22

李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北 첫 입장

'한미동맹 맹신·대결기도' 여전 지적

APEC 김정은 초청 전망에 "헛된 망상"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28일 '조한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우리의 관심을 끌고 국제적 각광을 받아보기 위해 아무리 동족흉내를 피우며 온갖 정의로운 일을 다하는 것처럼 수선을 떨어도 한국에 대한 우리 국가의 대적인식에서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조한(남북)관계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역사의 시계 초침은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대북방송 중단에 대해 "그 모든 것은 한국이 스스로 초래한 문제거리들로서 어떻게 조처하든 그들 자신의 일로 될 뿐이며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가역적으로 되돌려세운 데 불과한 것"이라며 "평가받을 만한 일이 못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난 시기 일방적으로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극단의 대결분위기를 고취해오던 한국이 이제 와서 스스로 자초한 모든 결과를 감상적인 말 몇 마디로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면 그 이상 엄청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해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에 국가 대 국가간관계가 영구고착된 현실과 더불어 해체되여야 할 통일부의 정상화를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보아도 확실히 흡수통일이라는 망령에 정신적으로 포로된 한국정객의 본색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보더라도 앞에서는 조선반도 긴장완화요 조한관계 개선이요 하는 귀맛 좋은 장설을 늘어놓았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너머에서는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김 위원장 초청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헛된 망상을 키우고 있다"며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APEC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편 김 부부장의 담화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이같은 첫 공식 입장에서 대북 유화 제스처를 평가 절하하고 대화 의지가 전혀 없다고 선언해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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