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결단 요구 17분 뒤 강선우 사퇴…명심 교감설
당대표 경선 초반 밀리자 역전 위한 승부수 관측
정청래 "인간 강선우 위로한다"…확연한 온도차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후보(기호순)의 노선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두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한목소리로 외치며 검찰개혁과 내란 종식 등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 전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면서다.
정 후보는 강 전 후보자를 엄호했지만, 박 후보는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본격적으로 두 후보의 차별점이 부각됐다. 특히 박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설'까지 나오면서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마음)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강 전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박 후보가 처음이었다. 그러자 17분 뒤 실제로 강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다는 입장문을 내면서, '명심 교감설'이 나왔다.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박 후보와 정 후보의 누적 득표율 격차가 약 25%p에 달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명심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것은 물론 국민 여론조사 등에서 역전을 노리기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강성 당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번 당대표는 권리당원 투표 55%, 일반국민 여론조사 30%, 대의원 투표 15%의 비율을 반영해 선출된다.
일단 박 후보는 이 대통령과의 교감설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는 24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강 전 후보자의 자진 사퇴 발표 17분 전에 사퇴 촉구 글을 올린 것은 이 대통령과 미리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대통령하고의 교감보다는, 강 전 후보자가 사퇴 결심을 한 시점이나 내가 사퇴를 권유하는 시점에 마음이 합해지면서 일치가 됐던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도 해야 되겠다는 부분에 있어서 강 전 후보자의 생각이나 나의 생각이 일치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여론을 살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명심은 국민들에게 있다"며 "대통령 마음이 어디 있느냐가 (당대표 선거) 유불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집권여당 대표를 뽑는데 그걸 명분으로 할 순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하면서도 굳이 직접적으로 내세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전날 대통령실과의 모종의 교감이 있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 후보는 강 전 후보자가 사퇴하자 이날 페이스북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이어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강 전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공개적으로 엄호했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BBS라디오에 출연해 강 전 후보자의 문제를 두고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낸 것에 대해 "정청래 후보가 지지층을 조금 더 대변했다면 박찬대 후보는 대통령실을 더 대변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며 "당대표가 돼서 어떤 행동과 어떤 태도를 견지할 것이냐에 대해 예고된 느낌"이라고 했다.
강성 당원들을 의식한 두 사람의 '선명성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윤석열 검찰이 자행한 사건 조작의 실체를 밝혀내겠다며 검찰과거사위원회법 입법 등 검찰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아래 정치검찰에 의한 조작 수사와 무리한 기소로 국민과 민주주의, 이재명 대통령이 피해자가 됐다"며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부당한 수사와 기소였음이 밝혀지면 담당 검사에 대한 징계, 탄핵, 수사까지 모든 책임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현재 진행 중인 이 대통령의 재판들에 대한 공소 취소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후보는 "법원에 지귀연 판사 같은 류와 내란 피의자에 대한 상습적인 영장 기각을 하는 판사 류가 암약하는 한 내란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며 "내란 척결의 훼방꾼들은 또 하나의 내란 동조 세력일 뿐이다. '내란특판'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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