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플라자] 그래도, 국민의힘의 내일은 청년이다

안동현 국민의힘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 (desk@dailian.co.kr)

입력 2025.07.23 07:30  수정 2025.07.25 10:21

안동현 국민의힘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 기고

데려오는 정당에서, 키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 청년 당원들이 지난 5월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또 그 사람?"


국민의힘을 오래 지지하거나 지켜본 사람이라면, 요즘 당내 인선을 볼 때마다 속으로 한 번쯤은 생각했을 것이다. 늘 반복되는 이름, 낯익은 얼굴.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다. 언제나 비슷한 인물들이 자주 돌아가며 보이는 정당. 그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다음 세대를 키우는 시스템이 부재한 결과이다.


지난 일요일(20일), 청년최고위원을 비롯해 시·도당 청년위원장 선출 방식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존 청년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통한 당원 선출이었으며, 시·도당 청년위원장은 시·도당위원장이 지명하는 방식으로 인식되곤 했다. 아직 논의될 요소는 많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만 45세 미만 청년 당원들이 직접 뽑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이 직접 만드는 청년 정치'로의 전환을 시사하는 변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렇게 되묻고 싶다.


"청년이 청년을 뽑는다고 당내 청년이 자랄 수 있을까?"


문제는 청년들이 성장하고 활동할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않은 구조에 있다. 국민의힘에는 많은 청년 당원이 있다. 그러나 이 안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 청년은 소수에 불과하다. 임기의 불안정, 조직의 단절, 경험의 부족 속에서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콘텐츠 및 시스템 또한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모는 있지만 육성은 미미하고, 경험은 있지만 연결은 미미하다. 그렇기에 당내에서 자리를 잡기보다는 외곽을 떠돌고, 그마저도 오래하기는 어렵다.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정착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다행히 이번에 논의되는 내용 중 청년최고위원 및 시·도당 청년위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이 내용이 받아져, 차후 선출될 리더들은 이 보장된 임기를 청년 시스템을 구축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 적이 있다. 당시, 청년이 당내에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모이고, 기획하며, 정책을 생산하며 활동할 수 있는 '청년당' 모델을 비전으로 제시했었다. 단순히 청년조직이라는 대표성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활동과 권한을 기반으로 참여하고 움직이며 효능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제안한 청년당은 청년 당원뿐 아니라 청년최고위원, 시·도당 청년위원회, 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와 같은 청년 대표, 조직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참여형 기구이다. 단절된 조직들이 제각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모여 의제를 조율하고 함께 방향을 설정하는 정치적 공동체를 목표로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청년 관점의 정책을 발굴하고, 청년 인재를 육성하며, 정치행사를 통해 경험과 연대의 가치를 축적하는 일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청년이 당의 '미래 자산'으로 준비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 세력'으로도 자리를 잡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적인 구조이다.


지금 국민의힘의 인물난은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내부에서 인재가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데려오는 정당'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이 정당 안에서 성장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수많은 청년이 자라고, 수많은 리더가 경쟁하며, 함께 나아가는 생태계. 국민의힘이 내일도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글/ 안동현 국민의힘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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