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의 늪'에 빠진 이진숙…이재명 정부 내각 1호 낙마자 되나 [뉴스속인물]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7.19 03:11  수정 2025.07.19 03:11

지난 14일부터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구성할 장관 후보자 16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진행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 및 제자 논문 가로채기·자녀 조기유학 등 의혹 논란

'여야 막론' 정치권서 지명 철회 혹은 자진사퇴 촉구하는 분위기 형성…대통령실도 고심

대통령실 "청문회서 어떤 일들 있었는지 보고드리면 대통령이 입장이나 지침 주실 것"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조기 유학 관련 질의에 답한 뒤 눈감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내각 구성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본격화된 가운데 일부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커지고 있다. 특히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자녀의 조기유학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에 직면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거취 압박을 받고 있다. 여권 내에서조차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오며 이재명 정부 내각 '1호 낙마자'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4일부터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을 구성할 16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들 가운데 이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 전부터 여러 의혹에 휩싸이며 핵심 쟁점 인물로 떠올랐다.


가장 큰 논란은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및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이다.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검증했던 '범학계 국민 검증단'(검증단)의 검증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제자의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게재한 논문은 총 8개였다. 이 중 '공동주택 야간경관조명 사례조사를 통한 조명디자인 감성평가(2009)' 논문은 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률이 52%에 달했으며 나머지 7개 논문도 최소 표절률이 17~40%였다.


제자의 학위 논문임을 밝히지 않고 이 후보자가 교신저자로 학술지에 발표한 2개 논문 중 '건축실내공간을 구성하는 문양의 조형요소에 대한 영향 평가(2006)'의 표절률은 56%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가 제1저자로 참여한 학술지 논문이 제자 학위논문보다 먼저 게재된 논문 4개의 경우 표절률이 25~48%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7년부터 총장 임명 전까지 작성한 논문 약 100편은 모두 10% 미만의 표절률로 판정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서도 "논문을 작성할 때 이공계에서는 공동 연구자들끼리 논문 작성 기여도를 따지고 이에 따라 제1저자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초·중등교육법 상 의무교육을 완료하지 않은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께 정말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둘째 딸은 언니가 먼저 유학 가서 따라간 경우였다. 그때는 불법인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궁색한 변명이라는 평가다.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의 수장이 되겠다는 인물이 교육 관련 법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 드러난 셈이다.


이 밖에도 이 후보자는 충남대학교 총장 시절 '노동관계법 위반' 관련 사유로 9차례 신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노동관계법 위반 진정의 구체적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아 고용노동부에서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인사청문회 전후로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지명 철회 혹은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후보자를 "무자격 6적" 중 한 명이라고 지목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 장관으로 나오는 분께서 제자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한 논문은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적절치 않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 역시 고심에 들어간 모양새다. SBS 라디오에서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사퇴 등 거취 문제가 주말 중에 결론이 나냐는 질문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그렇다"며 "청문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보고드리면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입장이나 지침을 주실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1960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여고를 졸업한 뒤 충남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일본 도쿄공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20년에는 거점국립대 최초의 여성 총장이자 충남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비수도권 대학의 현실에 정통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0

0

기사 공유

1

'뉴스속인물'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무수옹
    그냥 임명하라. 그게 무슨 잘못이냐? 전과 5범도 개동령이 되는데!
    2025.07.19  01:31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