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5대 위기⑤] 연체율 눈덩이…벼랑 끝 내몰리는 자영업자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7.19 07:00  수정 2025.07.19 07:10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 1067조원…연체율 1.88%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2.24%…11년 만에 최대치

경기 침체 지속 시 부실화 우려…경영부담 완화 지원책 절실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자영업자의 빚 부담도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영난과 고금리,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2025년 6월)’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7조6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


이 기간 연체율은 1.88%로 2012년 이후 장기 연체 평균(1.39%)을 웃돌았다. 2015년 1분기(2.05%)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차주)의 연체율은 12.24%를 기록했다. 이는 비취약 자영업자(0.46%)의 26배가 넘는 수치로 2013년 2분기(13.54%) 이후 11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수 부진과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자영업 가구의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16.5%로 비자영업 가구(24.0%)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자영업 가구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600만원으로, 비자영업 가구(1900만원)보다 40%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에 향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소비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6%가 향후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별로 보면 ▲6개월 내(4.0%) ▲6개월~1년 내(8.6%) ▲1년~1년 6개월 내(8.2%) ▲1년 6개월~2년 내(7.4%) ▲2년~3년 내(15.4%) 등이다.


폐업을 고려하는 주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7.0%) ▲자금사정 악화 및 이자 등 대출상환 부담(15.1%) ▲원재료비 등 원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13.8%)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비용 상승(12.4%) 등을 꼽았다.


이들은 매출 증대와 경영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소상공인 사업장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30.0%) ▲세제지원 강화(22.2%) ▲저금리 정책자금 확대(27.4%)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정부는 취약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는 새출발기금 확대안을 오는 9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차 추경 예산 중 7000억원을 투입해 새출발기금의 지원 대상을 확대키로 했으며, 저소득 자영업 연체자가 진 1억원 이하의 채무는 감면율을 최대 90%로 확대하고, 남은 10%에 대한 분할상환 기간도 최대 20년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장기연체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배드뱅크’도 가동할 방침이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빚을 진 개인을 대상으로 한 빚 탕감 프로그램으로, 상환 능력에 따라 빚을 아예 소각하거나 원금을 최대 80%까지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 위축, 구조적 내수 부진으로 인해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실질적인 경영·금융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 관련기사 보기
[외식업 5대 위기①] 최저임금 인상·단기 퇴직금·주휴수당 3중고에 '직격탄'
[외식업 5대 위기②]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식자재값 폭등에 절규
[외식업 5대 위기③] “1인 다역 사장님” 심화되는 구인난▼ 관련기사 보기
[외식업 5대 위기④] “매출 24%는 배달 수수료” 상한제 해법될까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