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이브리드=비싸다?"…3695만원으로 답한 KGM 액티언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7.14 10:00  수정 2025.07.15 19:30

가솔린 대비 278만원 인상에 그친 단일 트림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도심 주행 시 전기모드 비율 94%…정숙성·승차감 돋보여

실측 연비 13.7km/ℓ…잦은 정체 구간에도 효율 유지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하이브리드를 고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전기차는 충전이 번거롭고 가솔린차는 기름값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그 중간쯤에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눈에 들어온다. 조용하고 연비 좋고 주유 스트레스도 덜한 합리적인 대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표를 보고 나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연료비를 아끼자고 샀는데 정작 차값에서 기름값을 선불로 낸 기분이다. 몇 년은 타야 본전이라는 계산까지 하고 하면 슬슬 내가 속은 건 아닐까 싶어진다.


KG모빌리티(KGM)의 두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그런 조삼모사 같은 ‘찝찝함’을 덜어낸다. ‘절약하고 싶다’는 욕구에 가장 충실하게 답한 차다.


지난 9일 서울 강남에서 양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00km 구간을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액티언 하이브리드로 시승해봤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정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34%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경제성과 실용성이 있다. 연간 50만~90만원 수준의 유류비 절감 효과는 물론, 친환경차 세제 혜택으로 최대 100만원가량의 취득세를 줄일 수 있다. 충전 스트레스 없이 전기차 감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다만 가격은 여전히 벽이다. 하이브리드는 대부분 가솔린 모델보다 비싸다. 국내 대표 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현대차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대비 각각 최소 299만원에서 최대 328만원까지 인상됐다.


반면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이들보다 낮은 278만원의 인상 폭을 유지한 단일 트림(3695만원)으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앞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하지만 가격만을 내세운 차도 아니다. 전기모터 성능, 실내 활용도, 정숙성과 주행감각 등 주요 하이브리드 평가 항목에서도 경쟁력 있는 구성을 갖췄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승차감’이다. 특히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해내는 쇽업소버(서스펜션 댐퍼) 성능이 돋보였다. 차체가 덜컥거리거나 출렁이지 않고 빠르게 자세를 잡아주는 느낌이다.


실제 주행 중에도 노면 소음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소리나 바람소리가 실내로 거의 들리지 않아 조용했고 차 내부에 흡음재를 촘촘히 넣은 덕인지 정차 중에는 전기차를 타는 듯한 정숙함도 느껴졌다.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기술로 EV모드로만 달리는 비율이 94%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뒷좌석.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잠든 아이를 태우고 이동해도 깰 걱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족용 차량으로도 손색없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우와’ 소리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건 아니지만 답답하지도 않다. 속도는 부드럽게 올라가고 일상 주행에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겠다 싶었다.


주행 성능은 수치로만 봐도 꽤 준수하다. 1.5 가솔린 터보 엔진(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2.5kgf·m)에 177마력, 30.6kgf·m의 전기모터가 더해지며, 시스템 기준 최고출력은 204마력까지 발휘한다. 이는 국산 하이브리드 SUV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은 1.83kWh로 동급 최대이며, 최고 모터출력도 130kW(약 177마력)로 경쟁 모델을 웃돈다.


가속페달은 생각보다 가볍게 눌리는 편이다. ‘밟는 맛’을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약간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응은 빠르고 부드러워서 편하게 몰기엔 오히려 잘 맞을 수 있다. SUV지만 덩치에 비해 몸놀림이 가볍게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 조작도 부드럽고 가벼워서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이 적을 듯하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연비는 역시나였다. 하이브리드의 정체성이 무색하지 않았다. 이날 총 102.1km를 달리는 동안 평균 연비는 13.7km/ℓ를 기록했다. 고속보다는 시내 정체가 많았고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에어컨까지 켜고 편하게 달린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수치다. 공식 복합연비는 15.0km/ℓ인데, 특히 도심에서는 15.6km/ℓ로 경쟁 모델보다 더 잘 나온다.


트렁크 용량도 582ℓ로, 경쟁 모델보다 넉넉하게 설계돼 배터리 탑재로 인한 공간 손실이 크지 않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 차는 기대 이상도 과장도 없이 ‘딱 필요한 만큼’을 잘 담았다. 실용적인 하이브리드를 찾는다면 이 정도면 충분히 납득될 만한 패키지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깃

–하이브리드 대세에 편승하고 싶은 당신

–하이브리드 SUV가 3600만원대…스크루지 할아버지도 이 가격은 못 참지


▲주의할 점

–에어컨 온도조절하려다 디스플레이에 자꾸 시선 뺏길 수 있음

–가속페달 ‘밟는 맛’을 중시하는 드라이버라면 살짝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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