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패권 속도... 부품 내재화 없인 韓 주도권 없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7.02 14:14  수정 2025.07.02 14:14

2일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서 전문가들 경고

"AI·로봇 생태계 연결하고 정부가 나서야"

한재권 한양대 교수가 2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및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 전략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인구 절벽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서 필수적으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 산업이 갈 길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휴머노이드 패권 장악 속도가 너무 빨라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AI와 로봇 생태계를 연결하고 부품 내재화에 집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2일 국회에서 열린 ‘피지컬 AI 및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모여 “중국이 휴머노이드 AI 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이 기술력은 있지만 산업화에 실패하면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간형 AI 로봇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산업 전략, 이른바 ‘피지컬 AI’의 국가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피지컬 AI’란 인간처럼 실시간 인식·판단·행동이 가능한 AI 로봇을 뜻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히 통합돼야 가능한 분야다.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은 이미 정부가 전폭적으로 나서 부품부터 시스템까지 휴머노이드 산업을 통합 육성 중”이라며 “한국은 여전히 부처별 분산 대응에 머물러 있어 주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및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 전략 세미나' 현장.ⓒ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는 “감속기, 모터, 센서 같은 핵심 부품을 아직 일본과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 반도체나 알고리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피지컬 AI 로봇의 기본이 되는 부품을 자체 공급할 수 없다면 산업 경쟁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휴머노이드의 얼굴은 AI이지만, 몸은 여전히 기계다. 그 기계가 움직이기 위한 피지컬 부품 국산화가 지금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역시 “AI 스타트업이나 로봇 기술 기업을 ICT 기업처럼 접근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계공학, 소재, 센서, 부품, 알고리즘까지 모두 포괄하는 ‘융합산업’으로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중소 정밀제조업체와의 연결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로봇 기술 자체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나, 산업화와 제품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집중 제기됐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는 “로봇을 연구로만 보고 실증 환경이나 민간 수요 창출은 미흡하다”며 “정부가 먼저 실증 시장을 만들어주고, 스타트업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트랙을 마련해줘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AI와 로보틱스는 이제 따로 떼어낼 수 없는 분야로, 하나의 국가 전략 산업으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로봇 하드웨어가 아닌 ‘AI 기반의 사람형 시스템’을 새롭게 정의하고 정책 기획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 겸 국회 AI 포럼 대표의원은 “피지컬 AI는 단순한 로봇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 전체를 바꿀 수 있는 미래 전략 분야”라며 “정부도 산업·과학기술·교육·국방 등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로봇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산업화-부품화-생태계 연계-정부 실증”이라는 네 박자가 맞아야 한국이 피지컬 AI 분야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며, 조속한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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