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이 가를 2분기 삼성·하닉... 재계 1위 순위 영향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6.30 14:12  수정 2025.06.30 16:04

하이닉스, HBM 호조에 사상 최대 실적 눈앞

삼성은 HBM 이외에 비메모리 부진에 발목

SK하이닉스의 HBM4 이미지.ⓒ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기반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다시 한번 삼성전자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이는 작년에 이어 대기업 그룹 영업익 순위 재역전 여부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이 모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달 초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역시 관건은 HBM 흥행에 따른 성적 차이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아직 HBM의 수혜를 입지 못한 삼성전자는 다소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익은 9조원 안팎이다. 실제 영업익이 전망치에 부합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익 8조828억원 달성 이후 2개 분기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쓰는 셈이다. 이번 2분기 매출은 대략 20조원 상당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76조원, 영업익 6조원 상당이다.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어, 메모리 사업만 영위하는 SK하이닉스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핵심 반도체 DS 부문 내에서조차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DS부문 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메모리에서 발생한 수익성이 그룹 전체 실적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이 양사 간 격차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전반적인 실적에 더욱 눈길이 가는 배경은 따로 있다. 지난해 21조원의 영업익을 내면서 SK그룹 전체 영업익 27조원에 큰 기여를 한 덕분이다. 전체 그룹의 영업익 78% 이상을 SK하이닉스가 책임졌다. 이에 지난해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그룹 영업익 순위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총수로 있는 SK그룹은 지난해 그룹 전체 영업익은 27조1385억원으로 삼성 27조352억원을 0.4% 차이로 앞섰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영업익이 21조3314억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익 12조3610억원보다 9조원 가까이 많은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격차가 올해도 반복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한 축'이었던 SK하이닉스가 실질적 그룹 수익성 주도권을 강화하는 구조가 재현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경제계 내부의 상징적인 지표인 주요 경제단체 회비 납부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양사 공시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는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에 20억 1400만 원의 회비를 납부해, 삼성전자(18억 1000만 원)보다 많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HBM 실적으로 인한 양사의 성적 차이는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 흥행 비교를 넘어, 재계 내 실질적 영향력과 위상 변화를 상징하는 흐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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