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1번지' 숙원 달성한 김정은…'구찌백' 메고 1년반만에 등장한 리설주도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6.27 04:15  수정 2025.06.27 04:15

김정은 "올해 가장 큰 성과들 중 하나"

인프라 한계, 외국인 관광 확대 미지수

조선중앙통신 아내보다 '딸 주애' 부각

주애, 스위스 명품 '까르띠에' 시계 착용

 

북한이 '김정은표' 해변 리조트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열었다. 대형 해변 리조트 단지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외화벌이에 나서면서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중요 외화수입원이라는 점에서 열악한 기술과 항공 인프라 확충 논의 등 향후 과제 해소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이 24일에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명승지를 찾는 국내외의 내빈들이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근 2만명 숙박 능력의 호텔과 여관들이 자리 잡고 있는 관광지구"라며 "해수욕 봉사시설들과 다양한 체육, 오락시설들, 상업 및 급양봉사시설들이 꾸려져 있고 계절에 구애됨이 없이 동해 명승의 진미를 안겨줄 수 있는 문화생활기지"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국내외 내빈'을 언급해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까지 염두에 두고 이 리조트 단지를 건설했음을 시사했다. 2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대규모 관광 시설은 북한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통일부 평가다.


북한은 2014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완공을 목표로 했다. 다만 대북제재에 따른 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완공이 미뤄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이후엔 건설이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이곳을 방문한 이후로는 올해 5월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가 빠르게 진척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이후 러시아로부터 여러 가지 물질적 지원을 받는 부분이 원산갈마지구 건설을 마무리 하는 데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로 러시아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오래동안 공력을 들여온 숙원사업이 장쾌한 현실로 결속"됐다며 "당 제8차 대회 결정을 완결짓는 올해의 가장 큰 성과들중의 하나로 기록될 경이적인 실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관광산업을 "문화분야의 개화발전을 촉진하는 것과 함께 해당 지역의 진흥을 추동하고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장성에 이바지하는 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문화관광발전에 관한 당과 정부의 방침을 실현하는 로정에서 자랑스러운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행사에는 북한 주재 러시아 특명전권대사와 대사관 구성원도 특별손님으로 초대돼 앞으로 러시아인을 상대로 관광상품을 판매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북한의 열악한 교통 사정 탓에 기대만큼 단체 관광객을 많이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외 관광은 항공편으로 소규모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프라의 한계 때문에 실제로 원산 관광이 어느 정도 활성화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오가는 항공기 규모를 기준으로 추정해 본다면 하루 최대 17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2만명 수용 규모의 큰 시설을 다 채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관광지구 개장을 앞두고 대중교통 거점인 갈마역 개건(리모델링) 공사를 한 것과 과거 군사용이었던 갈마비행장을 민간공항인 '갈마공항'으로 바꿔 재개장한 것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 중 하나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러시아 대사의 초대는 북러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제재 속 외화 수입원으로 러시아 관광객 중심으로 관광을 활용하려는 의도"라며 "대북 제재하에서 관광을 외화 수입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다음 달 1일부터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우선 개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내달 1일부터 국내 손님부터 받겠다는 것은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실천적 선전적 의도도 있지만, 해외관광객 유치까지 부대시설, 장마철 안전 등 촘촘한 점검이 좀더 필요하다는 자체 판단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찌백' 착용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까르띠에' 주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아내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 리 여사의 공개활동은 약 1년 반 만이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붉은 원)로 추정되는 검은색 핸드백을 멘 모습이 포착됐다. 딸 주애도 스위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붉은 원)로 추정되는 시계를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준공식에는 박태성 내각 총리가 준공사를 했으며 김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 여사와 딸 주애도 참석했다.


리 여사의 공개활동은 2024년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관람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이른바 '퍼스트레이디'인 이설주의 두문불출을 두고 임신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육안으로는 별다른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리 여사보다 딸 주애를 부각한 것이 특징이다. 김 위원장과 주애와 몇 걸음 뒤에 떨어져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을 보면 리 여사는 눈에 잘 띄는 새하얀 투피스 정장을 입은 딸과 달리 비교적 캐주얼한 바지 정장을 입었다. 리 여사를 보면 남편·딸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웃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 부녀가 행사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한 발짝 뒤에 떨어져 '조용한 내조'를 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리 여사가 착용한 가방을 보면 이탈리아 고가 브랜드 '구찌(Gucci)'의 제품으로 추정되는 특유의 패턴 무늬와 금색 슬라이딩 체인 스트랩이 보인다.


가방의 진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특유의 볼륨감 있는 퀼팅 패턴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제품의 스몰 사이즈 제품은 구찌 공식 온라인몰에서 3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주애는 왼손에 스위스 명품 '까르띠에'의 베누아 워치로 추정되는 제품을 차고 있었다. 해당 시계는 국내 공식몰 기준 3080만원이다. 핑크골드 바디에 4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0.48캐럿)가 세팅된 고가 제품이다.


김 위원장 일가가 고가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김정은 위원장도 스위스 명품 브랜드 시계를 손목에 차고 있는 모습을 몇 차례 보이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023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주애도 같은 해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디올 외투를 입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외교행낭 등을 통해 사치품을 들여와 권력층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은 선대와는 달리 취임 직후부터 부인을 대내외 공식 활동에 동반하며 내조에 국한됐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확장해 왔다. 최근에는 딸 주애를 공개 석상에 데리고 다니면서 미래세대를 공략 중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