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행정 모든 권력 지닌 李대통령
여야 회동으로 '통 큰 정치'도 보여줘
높은 지지율까지…견제 장치가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0일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0일 여야 수장을 한남동 관저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한 것은, 이 대통령의 '통 큰 정치'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누군가는 '보여주기식 정치'라고 삐딱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런 보여주기식 정치라도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여야 만찬'은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빨리 이뤄진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야당 인사들을 초대해 맞잡은 손을 보여주는 것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 대통령의 약속이 허언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 정부에 실망한 국민의 열렬한 지지와 함께 총선과 대선에 연이어 승리한,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집권당의 대통령이다. 아직 취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여유로운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이라는 파격 인선을 보여주듯, 뜻이 맞는 인물이라면 전 정부의 장관도 과감하게 기용하는 자신감 등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현재 거칠 것이 없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 이 대통령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으니 입법·행정 권력이 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고, 이 대통령 본인 또한 성남지사·경기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유능한 행정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높은 국민적 지지율 또한 이 대통령의 양 날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없이 질주만 하다 보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같은 팀 안에서도 레드팀(red team)을 두는 것이다. 거칠 것 없는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현재 가장 효율적인 장치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야당이 가져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원래도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례였다. 상임위 배분을 두고 여야가 또다시 대치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승리자다. '모두의 대통령'은 양보와 나눔에서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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