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결의…최종 승인땐 韓 원유수입 68% 막혀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6.23 06:58  수정 2025.06.23 17:26

지난 2023년 5월 대형 컨테이너선과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하고 있다. ⓒ AP/뉴시스

이란 의회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자국 핵시설 폭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22일 “마즐리스(이란 의회)가 오늘 긴급 총회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결의해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쿠사리 마즐리스 국가안보위원장은 “이는 이란 국민의 뜻을 만방에 밝힌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란의 외교·안보·국방·정보 정책 전반을 결정하는 최고 전략 기구다. 마수드 페제시안 대통령이 의장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이 사무총장을 맡고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정보부 수장, 혁명수비대 사령관, 군 최고위 인사, 최고지도자가 지명한 전문가 등 12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이란 헌법상 각종 분쟁 및 안보, 외교 사안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최고국가안보회의의 결정이 이행되려면 최고 지도자의 재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달린 셈이다.


호르무즈해협은 평균 폭이 55km이지만 가장 좁은 곳은 33km 정도다. 그나마 수심이 얕아 유조선이 지나다닐 정도의 해역은 양방향 각각 3km에 불과하다. 이 뱃길이 대부분 이란 영해로, 이란이 군함으로 막거나 검문검색을 강화하면 봉쇄된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 등에 처할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용 카드를 꺼내곤 했다. 앞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대방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지만 이란이 이를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 연합뉴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곳이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의 전면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국 수입 원유의 68%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결의에 대해 미국 정부는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란 경제 자체가 해협을 통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마당에 스스로 숨통을 끊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의 레드라인(한계선)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핵무기 없는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의 전쟁 상태에 있다”며 “이번 공습으로 핵 개발 속도를 실질적으로 후퇴시켰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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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조금 걸어 다니면 됨. 이란은 무조건 쇠려버려야 됨
    2025.06.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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