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구매하는 방식은 이미 변했지만, 출판업계에는 아직 과제들이 남아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서비스가 다운 사태와 맞물려 전자책 취약성이 부각되는가 하면, 어플 이용자들이 유료 결제를 할 때, 애플이나 구글의 내부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면 결제 시 최대 30%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인앱결제’의 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도 출판업계가 반발 중이다.
예스24의 전자책 관람 불가 사태는 일단 해결됐다. 9일부터 닷새 동안 먹통이었던 서비스는 복구됐고, 예스24는 이북(eBook) 구매 이력이 있는 회원에게 이북 전용 상품권을 지급하고, 예스24가 운영하는 전자책 서비스 크레마클럽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는 등의 보상안을 공지했다.
그러나 전자책을 향해 하락한 신뢰도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구매와 다운로드까지 마친 전자책이지만, 내가 원할 때 읽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실감한 독자들은 전자책을 향한 불안감을 호소 중이다. 전자책의 가격이 종이책의 70~80% 정도로 형성된 것까지 고려하면, ‘소유’도 할 수 없는 전자책의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새삼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해킹을 당하면서 전자책 약 72만권이 유출된 바 있는데, 이때 약 5000권의 책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돼 출판사, 작가들이 대거 저작권 침해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번 사태는 개별 도서들이 아닌, 예스24가 해킹된 사례지만 전자책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독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졌다.
출판업계에서는 인앱결제 불공정 문제를 화두로 삼았다. 인앱결제는 어플 이용자들이 유료 결제를 할 때 내부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인데, 애플이나 구글은 결제 시 최대 30%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는 한국전자출판협회(이하 전자출협)는 이용자들이 이 할증된 비용을 내게 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 수수료율 인하 등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웹소설, 웹툰, 전자책만 등은 물론 어플을 이용해 종이책을 결제할 때도 수수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국내 출판 분야에서만 연간 약 600억∼800억원대의 피해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결국 출판 업계가 집단 행동에 나선 것.
이 외에도 번역과 창작 영역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할 수 있는데, 출판업계에서는 장벽을 높여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야 할지, 또는 적극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할지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펭귄랜덤하우스 등 일부 해외 대형출판사들은 AI 번역기 사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하기도 하는데, 일각에서는 AI는 오히려 오류를 줄여줄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이는 개별 출판사 노력만으론 힘들다.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의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 위원장은 18일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지금 출판산업은 전환의 기로에 서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출판은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 도약을 맞을 수 있다고 여긴다”, “정부도 도서데이터구축을 포함해 AI 활용 지원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도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의 연착륙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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