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제 에스티팜 대표 인터뷰
유전자 치료제 시장 진출 가시화
바이오 USA 참석해 혁신 신약 홍보
“글로벌 빅파마도 어려움을 겪는 100mer 길이의 sgRNA 대량 합성에 80% 순도로 성공했습니다. 에스티팜은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것 입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USA 현장에서 만난 성무제 에스티팜 대표이사는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인 ‘CRISPR CDMO’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리고뉴클레오티드(짧은 서열의 핵산 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강자를 넘어 가장 뜨거운 분야인 유전자 편집 치료제 시장의 핵심 공급망을 책임지겠다는 포부다.
에스티팜의 최근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올리고 CDMO를 중심으로 수주가 크게 늘며 올해 누적 수주 잔고만 4000억원을 돌파했다. 분기 수주 총액은 900억원을 넘으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성무제 대표는 “지난해 2800억 수준의 매출을 기록, 올해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한 번에 크게 늘리기보다 연 20%의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유전자 치료제의 패러다임은 가격과 안전성의 벽을 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무제 대표는 그 열쇠가 ‘가이드 RNA’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하는 DNA 서열을 정밀하게 자르는 등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유전자 가위’ CRISPR 치료제 개발에 있어 핵심 요소는 sgRNA(단일 가이드 RNA)에 있다. sgRNA는 유전자 가위가 길을 잃지 않도록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생체 내비게이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성 대표는 “에스티팜은 기존보다 훨씬 길고 복잡한 100mer(100개의 핵산으로 구성된 길이) sgRNA를 약 80%의 높은 순도로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이는 정확하고 안전한 전자 편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메이저 CDMO 기업들도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던 한계를 에스티팜이 먼저 극복한 셈이다.
그는 “단순 합성을 넘어 질량분석기를 통해 미세한 불순물까지 정확하게 분리하고 검증하는 독자적인 분석 기술까지 개발했다”면서 “이는 고객사에게 신뢰도 높은 sgRNA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sgRNA 전용 설비를 구축한 에스티팜은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복수의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성 대표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글로벌 빅파마인 것은 맞다”며 “이번 바이오 USA 행사에서는 80건 이상의 파트너링 미팅이 계약돼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 ‘확보’ 혁신 신약 ‘속도’
에스티팜은 CDMO 사업과 함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높이고 있다. 이번 바이오 USA 현장에서도 HIV 치료제 ‘STP0404’와 대장암 치료제 ‘STP1002’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STP0404는 최초의 ‘ALLINI(알로스테릭 HIV-1 인테그라제 저해제)’ 기전으로 탁월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했다. 성 대표는 “기존 치료제와 계열이 달라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STP1002’는 장 독성 없이 암세포의 특정 효소(텐키라제, TNKS)만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이다. 우수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임상 1상을 마쳤다. 최근에는 MEK 억제제 등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투여 효과도 확인돼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HIV-1 통합효소를 억제하는 최초의 알로스테릭 저해제 STP0404, 고형암 대상 siRNA 신약 STP1002 등 sgRNA·올리고 합성과 시너지를 이루는 해당 파이프라인은 단순한 CDMO를 넘어 ‘기술 중심 바이오텍’으로 도약하려는 에스티팜의 방향성을 상징하고 있다.
성무제 대표는 “두 약물 모두 임상에서 상당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보해 계열 내 최고 신약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지속적으로 좋은 데이터를 쌓아 적극적인 기술수출이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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