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총 소집
'친윤 vs 친한, 영남 vs 수도권' 대결 '눈길'
결과 따라 김용태 임기·차기 당권 지도도
엇갈릴 듯…'혁신안 수용' 여부도 관건
국민의힘 송언석·이헌승·김성원 의원이 대선 패배 이후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쇄신을 이끌 원내사령탑 자리를 놓고 경쟁에 돌입했다. 세 후보 모두 서로 다른 지역과 계파를 기반으로 한 만큼 지역·계파 구도가 선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당선되는지 여부가 전당대회 시기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번 선거가 향후 당권 판도를 결정할 전초전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2시 당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지난 12일 출마를 선언한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과 송언석(3선·경북 김천) 의원에 이어 지난 14일 막판 출사표를 던진 이헌승(4선·부산 부산진을) 의원이 3파전을 벌인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 의원은 수도권 3선이란 지역적 특색과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한동훈 전 대표를 지지해 비윤계란 계파색을 갖고 있다. 수도권이란 지역적 색채로 인해 중도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친한계는 물론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를 가져올 수 있단 점은 김 의원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 의석의 대부분을 점거하고 있는 TK의 표심에 호소하기 어렵다는 약점도 있다.
그런 만큼 김 의원은 지난 12일 출마 선언 직후 15일까지 영남권과 충청권을 돌아다니며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산에서 시작해 경남·경북·대구를 지나 지금 서울로 올라가는 약 1300㎞를 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의원들을 만나뵙고, 말씀을 들었다. 현장의 목소리, 동료 의원들의 뜻, 국민의 기대를 안고 통합과 쇄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TK) 3선인 송 의원은 범(凡)친윤계로 분류된다. 강성인 친윤계 핵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을 방문했고, 지역구에서 탄핵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친윤계와 함께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친윤계와 TK 의원들의 표는 기대할 수 있지만, 수도권과 중도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하긴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평가를 의식한 듯 송 의원은 지역과 계파 분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송 의원은 지난 13일 CBS라디오에서 "우리 당에 계파는 없다. 나 또한 친윤도, 친한도 아니다"라며 "오랜 시간 공직생활을 하며 전국을 상대로 일을 해왔다. 수도권도, 영남도 아닌 전국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경남(PK) 4선인 이 의원은 옅은 계파색이 강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던 헌법재판소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탄핵 정국에서는 탄핵에 반대하는 활동에 나서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계파보단 당론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온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원내 표심을 호소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원내대표 후보 출마 선언문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계파 간 분열로 자칫 분당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통합이 우선"이라며 "당내 계파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재확립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 후보 모두 계파 프레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윤계·영남권' 표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지역은 다르지만 같은 영남권에 속한 송언석·이헌승 의원을 향하는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대선 패배 후 윤 전 대통령의 색채를 벗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가 김 의원에게 전략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 각 계파를 향한 뚜렷한 반감들이 있어 표가 한쪽으로 쏠릴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3파전이 되면서 의원들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지가 애매해졌다"며 "대세라고 할만한 의원이 없는 만큼 진짜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정이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선 당일에 열릴 합동 토론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혁신안'에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 여부가 당내 표심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신임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되면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하며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되는 만큼, 혁신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여부가 향후 당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현재 친윤계를 포함한 당내 주류는 김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차기 전당대회를 연말 또는 내년 초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가 원내대표의 소관이 아니라고 밝힌 송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될 경우 김 비대위원장은 직에서 물러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당내 의견에 따라서는 전당대회가 연말 또는 내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김 의원이 원내대표직에 오른다면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임기가 연장되는 만큼 김 비대위원장이 추진하는 혁신안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는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선거인데 이번엔 차기 당권까지 얽혀 있어 더 예측하기가 어려워진게 사실"이라며 "다음 전당대회가 언제 열리느냐에 따라 한동훈 전 대표나 김문수 전 장관 측도 움직임을 달리해야 할테니,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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