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김용태…5시간 의총 갑론을박에도 쇄신책 '불발'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6.10 00:15  수정 2025.06.10 00:17

쇄신책 놓고 공회전만 거듭

의총선 김용태 개혁안 비판에

대선 패배 책임 사퇴 요구까지

김용태 "쇄신 의지 모르겠다" 작심 발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쇄신과 당내 혼란 수습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낸다. 6·3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의 이견 속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의원총회를 앞둔 국민의힘은 오전부터 분주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김 위원장이 제시한 '9월초 전당대회' 등 쇄신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3선 의원들은 각각 모임을 열고 준비에 나섰다.


앞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9월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주요 당직자 비상계엄 옹호시 윤리위 회부 및 징계 요청 △당론에 대한 원내·외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광역·기초단체장 100% 상향식 공천 등을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지난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 진행이라는 항목에서 친윤계를 정조준한 승부수란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당무감사 방침을 놓고 의원총회에서 의견 충돌이 격화됐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강승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비대위원장의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의) 총 30번의 정부 인사 '무고 탄핵'과 국회 권력 독점, 이재명 대통령 방탄용 사정기관 협박, 행정부 예산권 무력화 등의 비상계엄 유발 원인은 없던 일이 돼버리는 것이냐"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 비판과 함께 대선 패배 책임 사퇴 요구도 나왔다. 대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직에서 사퇴한 최보윤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내가 옳으니 나를 따르라'는 태도로는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고 독재로 가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당의 혁신안이 완수될 때까지 끝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우리 당을 살리는 일이라고 본다"며 "(당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힘이 내란당의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을 수 있는 태도"라고 평가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다양한 주제를 다루느라 장시간 논의가 이어졌다"며 "결론을 내릴만한 사안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안도 있었는데, 오늘은 각자 의견만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특히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전(全)당원 투표를 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본인이 (거취를) 결정하든지 아니면 상임전국위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전당원 투표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많은 의원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의원들이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숨 섞인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비대위원장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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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민주당 의원들이 술 마시고 나면 <목포의 눈물>을 불렀었지 민주당은 영원히 대통령을 못 낼 거라고 생각했었어. 지금 국힘당 그 꼴 날것 같다. <대구의 눈물>이나 많이 부르고 한 30년 썩으면 좀 달라지겠지. 안그래도 대구 곧 망할 것 같더라. 고향이 망한다니 가슴은 아프다 마는 망하러 가는 걸 못 말리니 어찌하리오?
    2025.06.10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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