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대신 명작…6월 극장가는 '아는 맛'이 대세 [D:영화 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6.10 08:37  수정 2025.06.10 08:38

6월 극장가는 작품성을 오랜 기간 인정받은 영화들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수십 년 전 개봉 당시 관객의 찬사를 받았고, 이후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화 팬들의 마음을 잡았던 영화들 인만큼 대형 스크린에서 ‘개봉 당시’ 감동을 다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1999)는 전쟁 속 가족애를 그린 영화로, 1998년 개최된 제51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제 71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3관왕을 수상한 명작이다. 같은 날 부성애를 다룬 영화 '빅 피쉬'(2004)도 재개봉하는데, 작품은 2004년 제6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런가 하면 18일 개봉하는 '클리프행어 리마스터드'는 1993년 개봉한 작품으로, 산악 구조 대원이 국제 범죄단에 맞서 탈출을 벌이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25일에는 2차 세계대전 속 특수 부대의 마지막 여정을 그린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가 개봉한다.

리메이크작도 있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태양의 노래'는 2006년 개봉한 동명의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뮤지컬로 여러 차례 제작된 바 있어 마니아층의 기대감을 한몸에 안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극장가의 상황과 맞물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볼 만한 신작이 없다'는 평가와 '조금만 기다리면 OTT로 볼 수 있다'는 인식 속에서,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과거 명작을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상영하는 방식이 오히려 효율적인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다. OTT나 TV로 접했던 작품을 극장의 사운드와 스크린을 통해 새롭게 경험하는 것 역시 관객에게 또 다른 만족을 줄 수 있다.


마케팅 비용 절감 또한 큰 장점이다. 원작의 인지도가 이미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효율적인 홍보가 가능하며, 기획전을 꾸리기 쉽다는 이점도 있다. 또 '태양의 노래'처럼 공연 콘텐츠로 관객을 먼저 만난 경우에는 뮤지컬 관객층을 극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명작은 세월을 초월한 공감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 부모 세대가 극장에서 봤던 영화를 자녀 세대가 함께 관람하며 경험을 공유하고, 그 시대의 감성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 재개봉된 작품이 모두 외화라는 점은 국산 콘텐츠의 부재를 실감하게 한다. 리메이크된 '태양의 노래' 역시 일본 원작에 기반한다. 창고 영화마저 바닥난 상황 속 재개봉과 리메이크는 단기적 대응책으로는 훌륭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국산 콘텐츠의 탄생과 생태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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