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홈즈’ 김연신 작가의 당찬 여성들 [작가 리와인드(연재 끝)]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6.30 03:20  수정 2025.06.30 03:20

여성 욕망 다룬 ‘천상의 약속’·‘내 남자의 비밀’

‘살롱 드 홈즈’로 정의로운 여성들 활약 그려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천상의 약속’, ‘내 남자의 비밀’ 등 일일 또는 주말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던 김연신 작가가 ‘살롱 드 홈즈’를 통해 미니시리즈에 도전했다. 코믹과 스릴러를 능숙하게 넘나들며 ‘즐겁게’ 볼 수 있는 한 편의 스릴러를 완성 중이다.


‘살롱 드 홈즈’는 광선주공아파트 추리력 ‘만렙’ 전직 에이스 형사와 보험왕, 그리고 알바의 여왕까지. 아파트 단지 해결사로 뭉친 여성 4인방이 아파트 빌런을 응징하는 작품으로, ENA에서 방송 중이다.


◆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김연신 작가의 여성들


어린이 드라마 ‘깡순이’로 데뷔한 김 작가는 이후 2014년 MBN 드라마 ‘천국의 눈물’로 주말 시청자들을 만났다. 인생의 천국이라고 믿었던 모정에 두 번 버려지며 짓밟힌 딸과 자신의 성을 지키기 위해 딸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기적인 엄마의 애끓는 대결을 담는 이 작품은 두 여자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내며 주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었다.


희생적인 엄마가 아닌, 야망에 사로잡혀 이기적인 선택을 한 독한 엄마의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하는 동시에, 복수에 나선 딸의 이야기로 다소 자극적이지만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준 것. 특히 악한 엄마였던 선경(박지영 분)의 사연이 뒤늦게 드러나는가 하면, 복수와 사랑 사이 흔들리는 윤차영(홍아름 분) 등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선보이며 25부작 내내 흥미를 붙들며 필력을 보여준 김 작가였다.


이후 2대에 걸친 네 모녀의 얽히고설킨 악연의 굴레를 그린 드라마 ‘천상의 약속’, 사랑받고 싶어 소중한 동생을 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여자가 완전한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내 남자의 비밀’ 등 일일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복수 또는 출생의 비밀 등 장르가 장르인 만큼 막장극의 ‘클리셰’를 적극 활용하지만 그러면서도 ‘뻔하지’ 않은 여성 주인공을 통해 흥미를 자아냈다. ‘천국의 눈물’이 ‘악한 엄마’로 여느 모녀 드라마와 차별화를 보여줬다면, ‘천상의 약속’에서는 여성 주인공들의 뜨겁게 부딪히는 욕망이 작품의 동력이 됐었다. 이기적인 모녀 박유경(김혜리 분), 장세진(박하나 분)과 어린 시절부터 얽힌 악연이 이나연(이유리 분)이 복수를 결심하며 ‘위기-극복’ 과정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데, 그 과정이 거침없고 긴장감 있게 그려져 젊은 층에게도 호응을 받았었다.


‘살롱 드 홈즈’은 정의로운 여성들이 활약한다는 점에서 앞선 작품들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공미리(이시영 분), 추경자(정영주 분), 박소희(김다솜 분), 전지현(남기애 분) 등 함께 뭉쳐 활약하는 캐릭터들의 개성을 파악해 나가는 재미도 있지만, 불륜 빌런과 주차 빌런 등 일상에서 만날 법한 빌런들을 응징하는 쾌감도 있다.


전직 에이스 형사이자 ‘여자 마동석’ 경자를 필두로, 4인방의 시원한 액션을 보는 재미도 있다. 다만 생활밀착형 빌런들을 다루는 만큼, 그것이 과하지 않게 담겨 ‘살롱 드 홈즈’만의 유쾌한 감성을 해치지 않는다.


‘살롱 드 홈즈’의 민진기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 여성 주인공들이 활약하는 드라마가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워맨스’ 장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청자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여성 주인공들의 활약을 꾸준히 다뤄온 김 작가의 작품인 만큼, ‘살롱 드 홈즈’가 ‘워맨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1년 6월 1일부터 4년간 연재한 작가 리와인드는 166회로 마지막으로 끝냅니다. 그동안 연재를 사랑해주신 독자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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