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가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3일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 둘이 타고 있는 차량을 몰고 바다에 돌진해 살해한 혐의(살인)로 A(49)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군 진도항 선착장에서 동갑내기 아내 B씨(49)와 고등학생 C군(18), D군(16) 등 아들 2명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의 한 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묵은 A씨 가족은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저녁 늦게 진도항에 도착했다. A씨는 진도로 향하던 중 가족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가 든 음료를 건넸고, 아내와 두 아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약을 먹었다고 한다.
가족이 잠들자 A씨는 차량을 몰고 진도항 방파제로 향했다. 차량이 바다에 빠지자 A씨는 혼자 탈출해 인근 지인에게 연락한 뒤 광주로 도주했다. 그는 사건 발생 44시간 만에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께 광주 북구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D군이 등교하지 않고 연락 두절됐다는 교사의 신고를 받고 휴대전화 등으로 위치 파악에 나섰다가 친형과 가족 등의 연락이 끊긴 사실을 확인하고 폐쇄회로로 바다로 돌진하는 차량의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채무가 많아 힘들었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건설현장 일용직인 A씨는 건설사에서 임금을 받지 못해 1억 6000만원 상당의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에서 수거한 블랙박스와 가족들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하고 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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