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괴물독재' 공세 반박? 이재명, 가는 곳마다 "난 무서운 사람 아냐"

데일리안 원주(강원)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31 00:00  수정 2025.05.31 00:00

30일 강원 춘천·원주, 충북 충주 집중유세

유세장마다 프레임 방어 메시지 반복하고

"내가 되면 위험하다? 선동을 하는 것"

"공천도 당원 결정…유능한 정당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원주행복마당에서 열린 원주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강원·충북 집중유세에 나서, 자신을 향한 '무서운 사람'이란 인식에 대해 "공정한 사회를 두려워하는 기득권의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집권해 공정사회로 전환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익을 보던 이들이 손해를 보게 되니 겁을 낸다는 것이다. 즉 기득권은 자신들의 특혜와 지위가 위협받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그 불안을 '공포'라는 감정으로 포장한다는 게 이재명 후보 주장의 핵심이다.


이재명 후보는 30일 강원·충북 일대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각지에서 과거 행적과 행정 성과를 강조하고 자신을 향한 이른바 '기득권층'의 반감을 비판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후보는 춘천역 광장 유세에서 "자꾸 나보고 무섭다고 그런다는데 나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며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초등학교밖에 졸업을 못했고 돈이 없어서 중학교도 못가고 어머니의 손잡고 아침에 공장에 출근했다. 그리고 그 엄혹한 환경에서 장애인이 되기도 했고 쓴맛을 다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일단 탈출을 했고 대학에 가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다시 또 태어났던 그 웅덩이로 되돌아갔다"며 "끊임없이 기득권자의 길이 아니라 기득권에 (의해) 피해를 입는 힘 없는 서민, 우리 다수 대중 속에서 함께 살았고, 또 그들의 소중한 주권 행사를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는 (성남)시장을 하면서 권력을 남용한 일이 없다. 업자를 개인적으로 만난 일도 없고, 10원짜리가 아니라 1원도 얻어먹은 적이 없고 얼굴도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성남시민은 지금 나를 향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다. 가장 만족스러운 시장이었다. 지금 다시 시장으로 오라'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국민들 속에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원주행복마당 유세에선 "왜 이재명을 두려워하느냐"며 "이재명이 죄 짓지 않은 사람을 억울하게 어떻게 하는 것을 봤느냐. 내가 불공정하게 하는 것을 봤나"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내가 공천을 하는데 불이익 줬느냐.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과 관련해서는) 당원들에게 권한을 넘겨서 공천을 당원들이 결정했지 않았느냐"라며 "그래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민주적이고, 언제나 이기는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었다. 총선에서 압승하고 아주 유력한, 유능한 수권정당 되지 않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똑같은 조건에서 완전히 다른 성남시를 만들었고, 경기도도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은 공무원들을 지휘하면서 완전히 다른 경기도를 보여줬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보수진영을 향해서는 "왜 두려워하고 음해하느냐. 내가 언제 독재를 했느냐"라며 "이재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부당한 특권적 지위를 혹시 뺏기게 되지 않을까 해서 오는 두려움"이라는 역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누가 이재명을 무서워하라고 하거든 앞으로는 '공정하게 살 생각하라. 공정하게 대우받고 공평한 기회를 누리고 기여한 만큼의 몫만 보장되는 정상적인 사회를 그대도 준비하시라'고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치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민주당 탈당파로 구성된 새미래민주당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하며, 이 후보의 당선이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와 행정부까지 모두 장악한 '괴물독재국가'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명분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날 발언들은 이 후보가 중도·부동층의 지지를 확보하려면 강한 이미지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 시계탑광장에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원 주요 거점을 훑은 이 후보는 이후 충북 충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주는 충청권 핵심 거점이자 '스윙보터' 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 후보는 이곳에서도 앞서 춘천·원주에서와 비슷한 메시지를 내면서 중도층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충주체육관 시계탑광장에서 "충청이 낳은 충주 사위, 처가 동네를 오니 확실히 푸근하고 느낌이 좋다"는 말로 지역 친밀감을 강조하며, 기득권에 맞선 공정한 사회 실현 메시지를 재차 내세웠다.


이 후보는 충주에서도 "저 성남 천둥벌거숭이가 지방에서 놀더니 갑자기 (경기)도지사로 오더니 무슨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당대표를 갑자기 하지를 않나. '만약 그 사람(이재명 후보)이 말한대로, 살아온 방식대로 진짜 공정하게 해버리면 우리(기득권)는 어떻게 되는 거지' 라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그러나 혼자 무서워하면 안 되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정상 사회가 되면 혜택을 볼, 정상적인 권리를 누리게 될 사람들한테 '저 사람은 위험하고 사고칠 거고, 저 사람이 되면 너도 위험하다' 선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사실은 자세히 보라"며 "이재명이 성남시·경기도 행정을 책임지면서 부당하게 한 일이 있느냐"며 "덮어씌우고 가짜로 (나를 향해) 조작해서 그렇지, 내가 10원 한 장 챙긴 일 있느냐. 내가 업자 만나서 커피 한 잔 얻어먹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왜 그들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그렇게 싫어하느냐. 내가 뭐 나쁜 일 했고, 나하고 원수를 졌느냐. 그런데 저렇게 난리를 친다"고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이를 두고 "시대가 정상적인 사회로,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사회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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