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반등세에 ‘빚투’ 확대…증권사, 금리 내리며 본격 ‘고객 유치’ 경쟁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5.30 05:05  수정 2025.05.30 05:05

신용거래융자 잔고, 18조원 돌파…한 달 만에 3.72% 증가

빚투 증가의 배경, 국내 증시 반등…“대선 이후 계단식 상승”

증권사들, 한국은행 금리 인하에 발맞춰 덩달아 이자율 조정

한은, 하반기에도 추가 인하 예상…이자율 더욱 낮아질 듯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더해지자 증권사들은 이자율을 내리며 본격적인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8일 기준 18조1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4월 28일(17조5120억원) 대비 3.72% 늘어난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성격의 자금인 만큼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빚투 증가의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의 반등이 꼽힌다. 코스피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예, 국내 증시의 활성화 기대감 등에 힘입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달에만 6.28%(2559.79→2720.64) 상승했고, 전일(29일)에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2700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주식시장에 친화적인 정책들에 대한 기대감과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등을 고려하면 계단식 상승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증권사들은 신용금리를 인하하며 본격적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증권사는 개인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데, 매달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고려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결정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에 덩달아 이자율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2일부터 9월 9일까지 120일 동안 신용이자를 연 3.7%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 신용 이자율은 대면계좌 여부와 신용융자 기간에 따라 연 4.9%~9.8%가 적용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대폭 낮아진 수준이다.


전일(29일) KB증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8월 29일까지 연 4.0%의 신용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외에도 삼성·키움·NH투자·메리츠·교보증권 등이 올해 순차적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췄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투심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라며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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