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발언 파문…김문수~설난영 결혼은 "균형이 안 맞는 혼인"?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5.05.30 04:15  수정 2025.05.30 10:37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설난영 겨냥 공격

"대선 후보 배우자, 설난영 갈 수 없는 자리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제정신 아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데일리안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겨냥해 공격한 말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순천여고를 졸업한 뒤 상경해 노동운동을 하다가 김문수 후보와 결혼한 설 여사를 향해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의 혼인" "대선 후보 배우자란 자리가 설난영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 "그래서 제정신이 아닌 것" 등으로 표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 전 이사장이 전근대적 신분제·혼인관념과 저열한 엘리트 의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명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일정단장은 2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어용 지식인 유시민 이사장이 김어준의 유튜브에서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막말을 내놓았다"며 "노동자가 대학생과 혼인해서 균형이 안 맞고 그래서 남편을 우러러 본다는 저열한 인식이 경악스럽다"고 밝혔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밤 공개된 유튜버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서 "김문수 씨는 설난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나하고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며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 내가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라며 "그래서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문수 후보는 경북고를 나와 서울대 상대 재학 중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순천여고를 졸업한 뒤 상경해 세진전자 여공으로 일하면서 노조위원장이 된 설난영 여사와 노동운동 동지로서 결혼했다. 이를 유시민 전 이사장이 그같이 표현한 것이다.


강명구 "'공순이' 향한 뼛속깊은 경멸"
이민찬 "여성을 학력·직업 따라 계급화"
김혜지 "인격체 아닌 남편 지위로 평가"


이민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명구 단장은 "그 시절 대학 문턱을 밟지 못하고 평화시장·구로공단 등 공장에 우리 어머니들이 얼마나 많았느냐. 그 시절 '공순이'라고 비하당했던 여공들에 대한 뼛속깊은 경멸에 가득찬 발언"이라며 "2025년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노골적인 전근대적 가부장제에 찌든 막말"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그 시절 대학에 못 가셨던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에게 누군가가 이런 발언을 했다면 유시민 이사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겠느냐. 이런 망언을 하고도 감히 노무현 대통령을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느냐"라며 "이재명 후보로 유시민의 천인공노할 막말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개탄했다.


이민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유시민 씨가 좌파 유튜브에서 설난영 여사를 향해 '감당할 수 없는 자리' '제정신 아니다' 등 인격모독성 망언을 쏟아냈다"라며 "유 씨는 아직도 대한민국 여성을 학력과 직업에 따라 계급화하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입만 열면 인권을 외치면서 정작 본인 입으로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유 씨의 발언은 과거 본인이 몸담았던 정부까지 욕보이는 것을 모르느냐. 당장 대국민사과하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학출' 노동운동가와 고졸 여공 노조위원장의 결혼을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의 혼인"이라 표현하고, 대선 후보 배우자가 "인생에서 갈 수 없는 자리"라 칭하며 "그래서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음에도, 정작 진보라 하는 진영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나 쓴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특정 성향 진영에서 '권력'이 된 유시민 전 이사장이 또 하나의 '권력'인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부자연스러운 침묵을 비판하는 반응도 나왔다.


김혜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유시민 씨가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두고 '감당 못할 자리에 올라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여성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남편의 지위에 따라 평가하고 정신 상태까지 조롱한 구시대적 여성 비하"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진보 진영은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그 발언이 보수정치인의 입에서 나왔다면 어땠겠느냐. 광장은 벌써 분노의 촛불로 타올랐을 것"이라며 "여성인권을 외치던 시민단체와 지식인들은 어디 갔느냐. 진영 논리에 따라 여성인권의 가치를 조각내는 이 위선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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