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에어컨 곁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새마을금고, 정겨운 주민 사랑방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5.29 07:43  수정 2025.05.29 07:43

한강새마을금고, 'CAFE THE 한강' 운영

무더위에 고객 발길…사랑방 역할 '톡톡'

"여름엔 더위, 겨울엔 추위 피하는 공간"

"매일매일 고객쉼터 역할 다하고 있어"

2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강새마을금고 카페에서 이용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우리 새마을금고는 매일매일이 고객쉼터예요"


지난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성대전통시장 한복판, 낮은 건물들 사이로 6층짜리 새마을금고 건물 한동이 우뚝 솟아있다. 이른 초여름 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삼삼오오 발걸음을 옮기는 곳. 바로 한강새마을금고다. 고소한 커피향이 가득한 이곳은 상도동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카페이자, '사랑방'이다.


한강새마을금고는 상도3동 성대전통시장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상인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자주 찾아 시간을 보낸다.


전신인 상도2동새마을금고와 상도3동새마을금고의 창립일을 기점으로 보면 올해로 무려 51년째 상도동 주민들과 상생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금고는 1층과 2층은 일반 영업점 창구로, 5층과 6층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었다. 위치적 특성상 공간이 넓지는 않았지만, 높은 층고 덕분에 개방감과 쾌적함을 자랑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카페로 이동하자 아늑한 인테리어와 편히 쉴 수 있는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강새마을금고 건물 5층과 6층 공간은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해 있었고, 판매하는 음료 메뉴도 다양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부터 각종 차, 에이드 그리고 생과일 주스까지 취향에 맞춰 주문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착한 가격이다. 생과일 주스를 포함한 모든 음료가 2000~3000원대 인데다, 한강 체크카드를 사용해 결제하면 500원을 할인해 주기도 했다.


서너명씩 자리를 잡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일반 카페와 비교해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과거 인스턴트 커피와 녹차 티백을 타 마시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만, 여전히 내 집처럼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쉼터 역할은 그대로다.


한강새마을금고 카페에서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이날 이곳에서 만난 80대 최모씨는 "공간이 쾌적하고 조용해서 동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분위기가 잘 만들어져 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며 "친구들과 함께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운동하는 것 보다 오히려 정신 건강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커피는 가격도 착한데 품질도 좋다. 자몽, 유자청 등 재료도 직접 만들어 믿음이 간다"며 "오랜 시간 머물러도 눈치 주는 사람 하나 없고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고 치켜세웠다.


중간중간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잠시 쉬어가는 이용객도 일부 있었다. 더위에 지친 이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한강새마을금고의 카페 사업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의 카페 사업은 '주민들이 오가며 들를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됐다.


2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강새마을금고 카페에서 이용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초기 1년은 무료로 운영하며 문제점과 개선점을 점검했고, 2023년부터는 수익사업으로 전환했다. 수익사업 전환을 통해 편의공간 제공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지역소외계층을 위한 지원 사업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위해서다.


정은실 한강새마을금고 상무는 "수익사업으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매출로는 재료비나 직원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 사업은 본래 복지 목적에서 시작된 만큼, 고객들에게 쾌적한 공간과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판매 수익은 지역사회 환원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새마을금고는 앞으로도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 역할을 다하며 상도동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상무는 "무더위 쉼터라는 게 별 게 있을까. 전국 어느 금고 직원에게 물어도 똑같은 답을 할 것 같다"며 "새마을금고는 금융 업무만 보러오는 곳이 아닌 일상에서 언제든 들릴 수 있는 공간이다. 여름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 한겨울엔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매일매일 고객쉼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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