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오후 8시,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될 제78회 토니상(Tony Awards)을 앞두고 한국 뮤지컬계의 시선이 한 작품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그 주인공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앞서 뉴욕드라마비평가협회에서 뮤지컬작품상(New York Drama Critics’ Circle)을 받은 데 이어 드라마리그어워즈(Drama League Awards)에서도 최고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2025 외부비평가협회상에서도 최우수뮤지컬, 각본상, 연출상, 음악상 등 주요 상을 휩쓸면서 토니상 수상에 대한 기대가 높다.
현재 토니상에선 작품상, 각본상을 비롯해 무려 10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물론 한국 뮤지컬이 토니상과 인연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에 나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어쩌면 해피엔딩’의 경우는 트로피를 가져갈 경우, 한국에서 개발된 창작 뮤지컬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의 수상이라는 점 그리고 작품상, 연출상, 각본상 등 뮤지컬의 드라마적 핵심 요소에서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남다르다. 이는 곧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서사적 역량과 예술적 깊이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미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진출 과정은 ‘한국산’ 창작 뮤지컬의 성장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한국에서 먼저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 작품은 이후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뮤지컬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브로드웨이에 당당히 입성하여 유수의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작품은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지난해 10월 1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했고, 약 한 달 뒤인 11월 12일 정식 개막했다. 공식 개막 직후인 11월 말 매출은 50만달러대였으나 입소문을 타며 올해 들어서는 안정적으로 80만~90만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제78회 토니상 후보작이 발표된 이후 관객 수가 많이 증가하면서 최근 2주간 객석 점유율은 각각 99.46%, 10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들은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왔던 한국 창작 뮤지컬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드높이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 관계자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미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해 준 작품이지만, 뮤지컬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토니상에서 주요 부분에서 수상한다면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창작자들에겐 더 큰 동기 부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반응이 좋기 때문에 3~5개 부문에서의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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