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태 "국민의힘, 남은 11일간 국민에 믿음드리면 힘 실어주실 것"

정도원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5.23 04:00  수정 2025.05.23 04:00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인터뷰

'계엄 사과' '尹 탈당' '김건희 문제 사과'

당 변화 빠르게 주도…외연 확장 기틀 마련

"'말보단 행동' 김문수 진정성 통할 것"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3 비상계엄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김건희 여사 문제 사과'. 지난 15일 국민의힘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불과 일주일 만에 이룬 것들이다. "국민들께서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자신의 발언처럼, 김 비대위원장은 '합리적 보수'의 시각과 행보로 국민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22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한 1990년생,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이다. 김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자산은 '소신 행보'다. 정치적 유불리로 움직이지 않고, 때로는 거친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는 당론과 정반대로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도 참여했다. 특히 친윤(친윤석열)계의 김문수 후보 교체 시도에 비상대책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했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6·3 대선을 앞두고 당 쇄신과 외연 확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로부터 비대위원장직을 제안받고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김 후보가 본인도 젊은 시절에 당의 정치 개혁을 이끌었었고, 앞으로의 세상, 미래는 결국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이 당의 주인 의식을 갖고 이번 대선을 한번 이끌어 보면 어떻겠냐라는 말을 해주셨다"며 "김 후보의 진정성을 믿고 같이 뛰게 됐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이 당 변화를 주도하면서,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등 돌렸던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고 중도 확장 효과가 드러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본보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5.1%)와 김 후보(41.9%)의 격차는 7.0%p에서 3.2%p로 좁혀졌다. 타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는 "국민들 마음 속엔 '정말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정말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고, 제대로 된 집권 능력이 있는 건가'에 대한 의심이 아직 있을 것"이라며 "남은 11일 동안 믿음을 드린다면 국민이 다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우리가 믿음을 드리면 판세는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직까지 민주당이 갖고 가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견제에 최소한의 브레이크도 없는 국가로 전락한다. 그래서 국민이 최소한의 민주주의의 원칙인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신을 생각해 주실 것"이라며 "말보다는 행동을 하는 김 후보의 진정성이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의 인터뷰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엄중한 시기에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김문수 후보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이나 주저됨은 없었나.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번 대선이 쉬운 선거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당 후보 교체 과정에서 헤게모니라고 할까, 다툼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그런 것들이 예상될 텐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김 후보께서 믿음을 많이 주셨다. 제가 많이 고민을 할 때 본인께서도 젊은 시절에 당의 정치 개혁을 이끌었었고 앞으로의 세상, 미래에는 결국에는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할 텐데 이 당의 주인 의식을 갖고 이번 대선을 한번 이끌어 보면 어떻겠냐'라는 말씀을 주셨다. 김 후보의 그 진정성을 믿고 한번 같이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Q.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실제 굉장히 열심히 뛰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관련 영화를 관람하는 등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많은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굉장히 불쾌하셨던 것 같다. 이 대선이 왜 치러지고 우리 당이 왜 이렇게까지 국민에게 실망을 드렸는지에 대한 원인이 누구한테 있는가를 살펴봐야 된다. 물론 우리 당 의원들도 잘못을 한 부분이 있지만 계엄 선포에 대해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경제에 미친 영향 등 많은 국민이 실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보다는 (윤 전 대통령이) 그런 영화를 보면서 활동하는 것이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과연 적합한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많은 국민께서, 특히 3년 전에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시고 뽑아주셨던 유권자분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지 전직 대통령께서 생각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Q.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심도 그런가.


"비대위원장 내정자 신분 때 지역 유세를 다니면 지지자분들이나 일반 시민 분들이 '부끄러운 정당, 당원을 만들지 말고 자신 있게 우리가 어디 나가서 국민의힘 지지하고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걸 밝힐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달라'고 많이 말씀하셨다. 특히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겪었던 우리 지지층한테는 굉장히 큰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우리 지지층, 또 시민들이 '국민의힘이 집권을 다시 하면 나라가 다시 성장하고 대한민국이 더 좋은 국가로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믿음을 드려야 된다라는 게 제일 첫 번째 (과제)였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높게 나오는 게 사실이다. 다만 중도층에선 윤 전 대통령도 싫고 이 후보도 싫다는 게 중론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지금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이유는 아직 국민의힘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과연 국민의힘이 바뀔 수 있나' '정말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해서 통렬히 반성하고 정말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고 제대로 된 나라의 집권 능력이 있는 건가'라는 의심이다. 남은 11일 동안 우리가 국민께 믿음을 드린다면 중도에 있는 시민들이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과 이 후보, 두 명의 심판을 해야 되는 선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다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가 있다. 우리가 믿음을 실어드리면 (판세는) 바뀔 수 있을 것이다."


Q. 국민의 이런 의심을 상징적으로 풀어주기 위한 제안을 최근에 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고, 영부인도 검증의 대상으로 규정해 여러 제안을 했다.


"대선 후보 배우자 TV토론 제안을 이 후보도 거절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부정적으로) 반응을 하는 것 같은데, 영부인 검증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후보라든지 민주당 의원들이 이걸 희화화하고 도망갈 게 아니라 영부인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줬으면 좋겠다.


김혜경 여사도 과거에 무한 검증을 말씀하신 바가 있지 않나. 그 취지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다. 6공화국 대통령들의 부침에는 가족에 대한 문제들이 항상 따라왔다. 그렇기 때문에 영부인이 되실 분에 대한 역할, 책임 이런 것들을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더 좋지 않을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배우자가 없으니 배우자 리스크가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개혁신당도 22대 국회에서 영부인의 역할과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7공화국으로 나아가는 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투명한 검증이 있으면 좋겠다."


Q. 영부인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가족 전체가 국민들 앞에서 투명하게 검증받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연히 배우자의 검증 과정에 가족 전체가 다 들어가야 한다. 배우자가 후보랑 오래 함께 했으니 후보와 관련된 가족의 전반적인 상황은 또 배우자가 아는 부분이 있을 거고 자연스럽게 그러한 부분들이 다 녹여져서 검증이 될 것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김 비대위원장은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원팀'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남은 11일 안에 국민의힘이 원팀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나.


"최근 SNS를 통해 '보수를 새 집을 짓자'라고 말씀드린 바가 있다. 홍 전 대표 같은 경우는 '대선 이후에 새 집을 지어야 된다'라는 뉘앙스로 말씀하신 바가 있다. 그런데 그걸 꼭 굳이 대선 이후에 해야 될 필요성이 있나. 대선 전에 고쳐 쓸 수 없는 집이라면 대선 전에 새 집을 지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홍 전 대표께서 물론 선대위에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하와이에서 김 후보 당선을 위해 해주실 수 있는 여러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 물리적 여건이 그렇게 안 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면 각자의 역할을 각자의 위치에서 수행해 주는 것도 원팀이라고 생각한다.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일선 현장에서 지금 유세를 다니고 있다. 김 후보를 위해서 직접 시민들하고 소통하고 만나고 투표를 독려를 하고 있고 이것 자체가 하나의 역할이 될 수 있다.


한 전 총리 같은 경우는 40년 관료 생활하시면서 갖고 계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라든지 경험이 있는 분이지 않나. 그럼 김 후보 자문을 해주신다든지 외교 통상 관련 공약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충분히 기여하실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선대위에 모여서 하는 것도 중요할 수는 있겠지만,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김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Q. 최근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분석하나.


"처음엔 막연하게 계엄과 관련한 심판을 하기 위해 구(舊) 야당을 지지하는 현상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태가 과연 그들이 집권하게 됐을 때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국민의) 고민이 시작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도 그렇고 '호텔경제학'이라는 해괴한 논리도 국민 입장에서는 글쎄, '저분들이 과연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런 발언들을 들은 국민 사이에서 경각심이 생겼을 것 같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을 때 대한민국의 재정이나 경제 상황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겠구나'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의심이 아직 있는 분도 있을 거고 의심을 거둬들이시는 분도 있을 텐데 '이번 대선에서 다시 한번 국민의힘을 믿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김 후보에 대한 진정성을 믿어보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늘면서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상승세, 이 후보와 좁혀지는 추세인 것 같다.


그리고 이 후보가 '커피 원가 120원' 발언하면서 나를 고발했는데, 이 후보가 본인이 잘못 발언한 것에 대해 그 의도가 아니었다라든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라든지 먼저 밝히고 사과를 먼저 해야 되는 게 맞다. 그 발언을 가지고 상대 정당의 비대위원장을 고발하는 건 국민이 보셨을 때도 '후보일 때도 저렇게 행동을 하는데 만약에 정말 대통령이 됐을 때 언론과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어떨까'에 대한 생각들을 하실 것 같다. 선거를 앞두고 보통 낮은 자세로 겸허한 자세를 해야 되는 게 당연한 것이지 않나."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보수층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데, 사전 투표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어떤 입장인가.


"나는 많은 국민이 사전투표에 직접 나서서 투표하셨으면 좋겠다. 당이 과거부터 사전투표에 대한 관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을 해왔던 것이 있고 국민들도 사전투표 감시관 등 부실 선거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니까 국민들께서 안전하게 그리고 관심을 갖고 투표장에 나오셔서 꼭 투표해 주셨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되는 이유 그리고 김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개헌에 대한 두 후보의 진정성에서 벌써 갈라진다고 생각한다. 김 후보는 3년 임기 단축을 말하면서 2028년도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 치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3년 임기를 말하지 못하고 있고 또 개헌과 관련해서 선거 때마다 입장을 바꿨다.


지금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무기로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을 다 가져가면서 국회를 일극 체제로 만들어 버렸는데 여기에 대통령까지 민주당이 갖고 가게 된다면 정말 대한민국은 견제에 최소한의 브레이크도 없는 국가로 전락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태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민들께서 최소한의 민주주의의 원칙인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신을 생각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김문수 정부'가 탄생하면 이 후보는 자연적으로 정치적으로 도태될 것이다. 나는 계엄에 반대하고 독재에 반대하는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중도·진보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정계 개편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께서 바라시는 정치의 복원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김 후보 자체가 젊은 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을 해온 분이고, 소수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야당을 존중하면서 대화하실 분이라는 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그 진정성이 통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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