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맞습니다’ 손흥민…우승 위해 몸 바친 헌신의 32분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5.22 09:21  수정 2025.05.22 11:08

맨유와 유로파리그 결승서 후반 21분 교체 투입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토트넘 우승 이바지

태극기를 두르고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손흥민. ⓒ AP=뉴시스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을 위해 손흥민(토트넘)이 몸을 내던졌고, 결과는 레전드 등극이었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잉글랜드)와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서 전반 42분에 터진 브레넌 존슨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007-08시즌 리그컵 정상에 선 것이 마지막 우승인 토트넘은 1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도 15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이뤘다.


이날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다.


발 부상으로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 유로파리그 8강 1차전 이후 한 달가량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그 경기에 후반 교체로 출전하며 복귀를 알렸다. 이어 지난 17일 애스턴 빌라전에 선발로 나서며 UEL 결승을 위해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작 이날 결승전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에 솔란케, 히샬리송, 존슨으로 이어지는 스리톱을 가동했다.


아쉬울 법도 했지만 손흥민은 벤치서 동료들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전반 42분 존슨의 선제골이 터지자 벤치서 누구보다도 크게 환호했다.


벤치서 동료들을 응원하던 손흥민은 후반 21분 자진 교체를 요청한 히샬리송을 대신해 마침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손흥민은 투입과 동시에 곧바로 상대 역습을 반칙으로 차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에 나섰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손흥민. ⓒ AP=뉴시스

한 골을 뒤진 맨유가 총공세를 펼치면서 공격보다는 수비에 가담할 일이 많았고, 왼쪽 측면에서 상대 크로스를 방해했다.


후반 40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한 차례 선보였다. 공격에 가담한 단소가 몸을 날렸지만 아쉽게 공이 발에 닿지 않았다.


교체투입 이후 손흥민은 주로 수비 진영에 머물며 동료들과 맨유의 공격을 함께 막아냈다. 결국 남은 시간을 잘 버틴 토트넘이 감격의 우승을 확정했다.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3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에 이바지한 손흥민도 기쁨을 만끽했다. 태극기를 두른 채 선수들과 부둥켜 안으며 토트넘 입단 10년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비록 기대했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고, 결승전의 주인공도 아니었지만 주장으로서 헌신이 빛났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레전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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