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양구에서 태어나 춘천여중·고 나와
강원도청 직원들 박수 받으며 '금의환향'
납북어부 관련 권고에 김진태, 흔쾌히 수락
"세 살짜리 아기와 열한 살 큰 누나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강원 출신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을 접견하고 납북귀환어부 명예회복과 배·보상 문제를 원만히 협의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진태 지사는 전날 강원 춘천 강원도청에서 박선영 위원장의 예방을 맞이했다.
박 위원장은 강원 양구에서 태어나 도청 소재지인 춘천에서 자라났다. 봉의초등학교와 춘천여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스스로 "토종 감자바위"를 자처하는 출향 인사로, 진실화해위원장은 장관급 독립기관장이기 때문에 강원 출신 장관급 인사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한 셈이다.
이 때문인지 박 위원장의 김 지사 예방에 김 지사 뿐만 아니라 강원도청 직원들이 도청 입구와 계단까지 나아가 큰 박수를 보내며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도 도청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김 지사와의 회동에서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납북귀환어부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것에 대해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그러면서 "반백년 이상 심신이 힘들었던 귀환 납북어부들께는 트라우마 치료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동해안 삼척 등 해안가에 이분들의 존재와 아픔을 보여주는 상징물을 제작해 설치하는 것도 좋겠다"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북어부란 1953년 6·25 전쟁 휴전 이후 북한으로 피랍된 어부로, 북한은 1960년대 우리나라 전방 수역이나 해상 경계에 접한 공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어선들을 집중적으로 납치했다. 1955년 대성호 납북 사건을 시작으로 1964년 보승2호, 1965년 명덕호, 1966년 길용호 등이 납북됐다.
특히 월남전 중이던 1967~1968년 연간에는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등 북한의 도발이 고도화됨과 동시에 해상 도발도 심화돼, 이 2년간에만 천대11호·거성호·금윤호·어성호·해양호·청진호·남풍호·대한호·창영호·풍년호·금융호·신양호·창명호·가덕호·만복호·송학호 등 무수한 어선들이 피랍당했다.
이들 중 일부는 북한에 의해 송환되고 일부는 탈북했으나, 송환 이후에도 '송학호 납북 사건'처럼 혹시 납북이 아니라 월북 아닌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반공법 위반 혐의 등을 뒤집어쓰고 고초를 겪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선영 위원장은 "지사도 국회의원 출신이고 강원도 지역구 의원들도 계시니, 납북귀환어부들의 실질적인 명예회복과 배·보상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특별법도 제정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박 위원장의 당부에 김진태 지사는 흔쾌히 수락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김 지사와 회동을 마친 뒤, 최근 '춘천대첩'이라 불리는 6·25 전쟁 춘천전투기념탑에 참배하고 참전용사들까지 면담한 뒤 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박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이종사촌 관계이기도 하다. 1956년생 박 이사장이 사촌누나로, 1964년생인 김 지사와는 여덟 살 터울이다.
박 이사장은 회동 직후 페이스북에 "아직도 내 기억 속에는 세 살짜리 아기로 남아있는 동생과 그 옛날, 열한 살짜리 큰 누나였던 나"라며 "오늘 6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렇게 강원도청에서 진화위원장과 도지사가 돼 업무협의를 원만하게 잘 마쳤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지사님, 고맙다. 환대해주신 도청 직원 여러분, 감사하다"며 "아름다운 강원도, 여전히 순박한 강원도민들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미래자산"이라고 감사의 뜻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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